인생길에서 인생길에서 / 산과물 쓰러진 빈 시골집에도 코스모스는 웃고 있고 말라 죽은 나무에도 나팔꽃 청초히 화사하며 가을걷이 마친 들판에도 들국화 애잖게 향기롭고 무덤가 바위 곁 지키는 구절초는 외로워서 하얗다. 어디에서 무엇으로 어떤 열매를 맺었는가? 그게 뭐 자랑이라고 인생 뭐 있냐? 야생화처럼 바람에 흔들려도 어딘가에 뿌리 내려 한번 꽃 피고 씨 맺었으면 그걸로 잘 산 게지 2023. 10. 09. 운문 연습 2023.10.09
야생화 默言 야생화 默言 / 산과물 나는 별빛 달빛 좋아하는 야생화입니다. 당신이 나를 보고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엔 저 또한 설렜답니다. 저를 바라보며 입 벌린 그대의 눈빛은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다고 당신의 화단에 옮겨진다면 시름시름 앓는 모습에 그대 미소 잃을까 두렵네요. 나와 친구들은 지금 이곳이 좋아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으니 아름다운 그대여 내 미소와 향기 나누시려면 날 이곳에 놓아두시어요.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 존재가 의미 있기에 나 역시 그대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2023. 06. 02. 운문 연습 2023.06.02
나팔꽃 나팔꽃 / 산과물 진보라 립스틱으로 지친 얼굴 지우고 거리마다 비단 창문 열어 웃으리 나 팔 꽃 고향 떠난 미련일랑 잊으려 해도 부모 형제 못 잊어 이른 아침 깨어난 여린 나 팔 꽃 거친 들풀 헤치고 썩은 나무 기대어 아침 이슬 몇 방울 눈물로 맺혀 슬픈 나 팔 꽃 2022. 09. 15. 운문 연습 2022.09.15
야생화 야생화 / 산과물 아무도 보지 않는 산속에서도 진달래는... 연분홍 속살로 저만의 색을 뽐내고 누구도 찾지 않는 절벽에서도 바람꽃은 바람에 맞서 꽃을 피운다. 인생 뭐 있나? 남 보이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닌데 내가 가진 색깔의 꽃 피우다 떨어지면 그만이지 이따금 바람 소리 물 소리 푸.. 운문 연습 2020.03.30
기죽지 마라 기죽지 마라 / 산과물 내가 너의 이름을 모른다고 야생화가 아닌 것이 아닌 것처럼 이름 모를 꽃이여 너는 이곳에 뿌리내린 가장 위대한 꽃이려니 누가 너의 이름을 모른다고 절대 기죽지 마라. 2018. 05. 16. 운문 연습 2018.05.16
야생화2 야생화 / 산과물 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지맘에 든다고 옮겨 심더니 제빛이 안난다고 투덜거리네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살텐데 2018. 05. 12. 운문 연습 2018.05.14
야생화 야생화 / 산과물 너는 가난해서 좋구나. 바람 오면 바람을 맞고 비 내리면 비에 젖고 비 갠 날에는 화창한 햇살에 흔들려 새소리에 눈을 뜨다 지쳐 잠들면 한밤 내 달빛 넘어 은하수에 씨를 뿌리지 부끄러움도 모르는 놈 아니 어쩌면 부끄러움조차 없는 놈 그냥 가난한 곳에서 수줍음도 모.. 운문 연습 2018.03.08
들꽃의 꿈 들꽃의 꿈 / 산과물 바람이 부는 대로 가볍게 날아 물결 흐르는 대로 촉촉이 젖어 간신히 뿌리 내려 외로움으로 긴 밤 지새웠나니 그대 망설이지 말고 가슴에 품어 내 향기 기억해 주오. 밤짐승 거친 소리에 짓밟히기 전 그대 손에 움켜진 꽃으로 시들고 싶어 나도 누군가를 향한 향기로운 .. 운문 연습 2017.06.26
야생화2 야생화2 / 산과물 뽑고 또 뽑아내도 먼지같이 다가와 잡초처럼 뿌리내린 지랄맞은 놈들 어데 뿌리내릴 틈만 보이면 도둑처럼 엿보는 염치없는 것들 바람이 불면 바람에 털어내고 먹구름 끼면 빗물로 세수하고 눈 시리도록 고운 작은 미소 모아 미워할 수조차 없는 징그러운 놈들 2016.08.29. 운문 연습 2016.08.29
야생화처럼 야생화처럼/산과물 알아주지 않는다고함부로 피고 지랴? 바위틈에 뿌리내린저 야생화를 봐라. 피었다가 지는 것은모두 매한가지인데 살아가기 힘들다고뿌리내리기 포기하면 이 땅에 살만한 곳어디에 있겠는가? 2016.06.08. 운문 연습 201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