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默言 / 산과물
나는 별빛 달빛 좋아하는
야생화입니다.
당신이 나를 보고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엔
저 또한 설렜답니다.
저를 바라보며
입 벌린 그대의 눈빛은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다고
당신의 화단에 옮겨진다면
시름시름 앓는 모습에
그대 미소 잃을까 두렵네요.
나와 친구들은
지금 이곳이 좋아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으니
아름다운 그대여
내 미소와 향기 나누시려면
날 이곳에 놓아두시어요.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 존재가 의미 있기에
나 역시 그대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2023. 06.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