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가을엔 / 산과물 가을엔 파란 하늘을 수놓는 고추잠자리가 되어 잠든 허수아비 깨우고 싶다. 가을엔 소슬바람이 키워낸 들국화 향기가 되어 너에게로 다가가고 싶다. 가을엔 고운 단풍잎이 되어 갈바람과 함께 바람처럼 떠나고 싶다. 가을엔 서산의 태양처럼 산마루에 머물며 마지막 심장을 태우고 싶다. 가을엔 돌담 양지에서 철부지처럼 다시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꽃이 되고 싶다. 이 가을엔 눈물 감출 필요가 없는 그런 사람 곁에서 이 가을을 보내고 싶다. 2021. 0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