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를 만지며 노루귀 한관흠 해묵은 하얀 고통의 언저리에서 가녀린 두 귀 쫑긋 내밀어 질긴 겨울도 시나브로 스러지는 의연한 수줍음이여 겨우내 뿌리로 뿌리를 내려 숨마저 죽이며 지켜온 인고 가장 나약한 모습으로 태어나 아지랑이 재촉하는 봄의 전령이여 세상의 강한 것 세상의 잘난 것 다 버리고 소복한 백.. 운문 연습 2005.05.16
야생화를 배우며 여기서는 시인도 없고 시도 없고 오직 한 자연인이 자연이 좋아 야생초가 좋아 꽃을 노래할 뿐 어떤 의미도 제대로 담아낼 수 없었다. 노루귀 엷은 살결에 어린 솜털의 부드러움을 이 세상의 어떤 언어로 표현하랴? 사랑하는 얼굴 고운 여인의 귓가에 포근히 덮인 솜털보다도 더 애잔하며 사연 많은 노.. 운문 연습 2005.05.16
색즉시공 공즉시색 석축에 핀 상사화를 보고 한관흠 일상의 반복되는 업무, 날카롭고 메마른 전자파에 지쳐 잠시 은밀한 나만의 꿈 동산을 찾았습니다. 메마른 시멘트 울타리 공간에서 가장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을 수 없는 나만의 비밀한 웃음이 넘치는 곳 시들어 가는 나의 삶의 모.. 운문 연습 2005.05.16
봄 밤하늘 님 그리며 봄 밤하늘 님 그리며 한관흠 밤하늘 동녘바다 숨죽여 그려보니 처연한 숨소리가 서러이 들리어서 우리 님 계신 곳은 눈물로 감돌아라. 은하물 펑펑 쏟아 그리움 지우련가 서러운 몸둥아리 스러즈러 구렁되어 이 구렁 저리 구렁 구렁굴 찾노라네. 동방 예의지국 군자인연 자랑타가 정한도 못내이뤄 슬.. 운문 연습 2005.05.16
방앗물 추억 방앗물 추억 한관흠 세월에 말라갈린 마흔골 골짜기에 파란 봄 물결따라 어울져 여위는데 냇가에 버들개지 비틀어 닐~ 닐리리 보라빛 꿈을 따라 어깨춤 흥에 겨워 그리워 넘 그리워 나의 꿈 옛여울 방앗물 돌고돌아 추억속에 넘어도네. 2005. 3. 19 계발활동 시간에 야생화반을 데리고 무덤.. 운문 연습 2005.05.16
봄을 맞으며 봄을 맞으며 한관흠 봄이 옵니다. 앞도 뒤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다정한 미소처럼 마음 설레이는 봄이 옵니다. 차가운 바위산을 흔들어 가슴 뜨겁게 겨울을 녹여 파아란 이끼를 키우는 당신은 생명의 힘을 가진 창조주입니다. 억겁의 암흑에 싸여 찬라의 희망마저 없더라도 당신을 만나.. 운문 연습 2005.05.16
묘수를 그리며 묘수를 그리며 한관흠 이젠 당신 머릿결이 스치면 풋풋한 장미향이 나요. 지나온 저 시간들 속에서 도깨비 풀씨처럼 달려 붙어 지우고 싶었던 추억에서도 이젠 장미향이 그윽하오. 젊은 날 핑크빛 설레임도 정렬의 붉은 꽃송이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모든 시간을 초월한 하얀 순백의 장미향으로 우리.. 운문 연습 2005.05.16
야생의 꽃과 생활 참 밝은 하루입니다. 좀 덥기도 하지만 교정을 두른 산을 둘러보면 연두빛 생명력이 저에게 힘을 넣어 주는 것 같아 좋습니다. 매일 쉬는 시간마다 가 보는 나의 야생화 동산도 오늘 아침엔 부쩍 자라났지 뭐예요. 성남에는 전혀 비님이 오시지 않았는데 나의 꿈동산엔 촉촉한 꽃비가 내렸나 봐요. 왠.. 산문 연습 200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