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생의 저편에

산과 물 2005. 7. 13. 09:29
 생의 저편에

천부천인

꽃이 핀다 한들

모두 열매 맺진 못하는구려


곰나루 건너서

공산성 꽃성에는

말없는 추억의 시간이 흐르는데


비단 금가루 뿌려

금강에 저린 시간이 흘러

그렇게 절명하신 님


서러운 친구들의 

찔레꽃 붉은 눈물에 싸여

생의 저편에 맥없이 닿아


살아선 말 한마디

서로 못하고

장막 저편에 부끄럼 없이

미소 짓는가


세상처럼 둥근 향로 속에

서성이다가

가녀린 제향이 되어

실날같은 연기로 스러지는가


마음의 한이 그리 사무쳐

눈물 없이 선택한 길이라면

미련 없이 그렇게라도 가시게나


꽃이 핀다 한들

모두 열매 맺진 못하네그려



2005년 7월 12일 동료의 빈소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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