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연습

똑똑한 한국인보다 차라리 병신이 되자.

산과 물 2005. 5. 20. 09:38
이ㅇㅇ 님께 드리는 답장

(끝까지 읽어 주시면 좋을 텐데……)


봄 꽃비로 정감어린 봄이 스러집니다.


화려했던 목련의 봄도

사치스런 벗꽃의 봄도


이젠 꽃의 여왕이란 자리를 꽃비에 씻겨 내어 줍니다.


정작으로 고와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운

인간의 눈에 화사한 봄은 갔지마는

산천에 흩어져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의 봄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정력처럼

불끈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언제부턴가 저에게는 화려한 지는 봄이

이들에게는 더욱 가치 있는 봄이라는 생각에

눈과 귀를 기울입니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끈질겨야 하고

벌 나비가 안 올까봐

작은 힘을 다하여 향기를 발하는

조그만 야생화에 제 삶을 비겨 봅니다.


그리고 장학관님을 떠올려 봅니다.


제가 보기엔 장학관님도 야생화 같아 보이거든요.


목련이나 벚꽃처럼 화려한 곳에서

허울 좋은 권위로 폼 잡지 않고

평범한 후배 교사들에게

인간적인 향기를 나누어 주시기에

민들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밟아도 죽지 않고 고통이 극에 사무칠수록

더욱 많은 홀씨를 발하는 민들레의 생명력

토질의 후박을 떠나서 어디서나 잘 적응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약도 되고 반찬도 되는

민들레, 민들레 같은 사람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람은 아픔을 간직해야만

사회에 이로운 사람이 될 수 있나 봅니다.

고생하지 않은 자 남을 배려할 줄 모르며

굶어보지 못한 자 남을 이해하지 못하듯이


애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삶의 배경을 가진 자는

환상의 아편에 중독되어 자신의 자리에 집착할 뿐

大乘大我적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7차 교육과정도 그들의 머리에서 억지로 짜아낸 것이어서

국가의 미래를 도외시한

망국의 교육과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선택중심 교육과정이 그렇습니다.

국어나 역사 교과에서 한국인의 삶과

미래 지향적인 의식을 고양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국어 교과서는 허울 좋은 세계하의 미명하에

서양독으로 가득 차고

역사교과서는 주변국의 눈치를 보아 만든

샌드위치 역사로 일관하여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아득합니다.


어떤 사람은 의사가 된다하고

또 어떤 사람은 판검사가 되고 싶다 하며

또 다른 자들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들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민족의식이며 애국심이며 투철한 희생 봉사정신입니다.


그러나 7차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이를 완강히 부정합니다.

내가 원하는 목표 도달에 필요없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의사, 판검사, 정치가가 되는데

국어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도덕과 역사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라고

7차 선택중심교육과정이란 친구는 힘주어 말합니다.


요즘 이렇게 만들어진 친구들이

서서히 우리 사회를 잠식해 들어갑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내가 힘들게 번 돈, 지들이 왜 세금내라고 난리냐”면서

한국은 살 곳이 못된다고 기회만 주어지면

내 자식들은 외국으로 이민 보내겠다고 합니다.


참으로 불쌍한 기러기들입니다.


50, 60년대 허리띠 졸라매고

오직 자식만 위하여 살던 사람들이

자식이 부유한 집안의 아내를 맞이하면서

서서히 천덕꾸러기로 밀려나

결국에는 효도 관광이란 미명하에 버림을 받았던 것처럼......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들에게 민족의식과 도덕성과 책임을 깨우쳐 주었으면

행복한 미래가 보장될 것인데......


얼마 안가서 우리나라는 이들로 인해서 몸살을 앓을 것입니다.


요즘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도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유전과학에 무식한 자들입니다.

약간에 출산장려금으로 애를 낳을 사람들은 누구겠습니다.

사회 엘리트 계층이 몇 푼 안되는 돈에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겠습니까?

 

결국 무능한 자, 가난한 자, 무식한 자들의 종족이 번식되어

위대한 한민족의 질을 저하시킬까 염려스럽습니다.

보다 체계적인 출산 증산 계획이 필요할 때입니다.


해외 이민 현상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요즘 농어촌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여유 있는 사람들은 다들 도시로 떠나고

농촌에는 무능력자, 노인,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소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좀더 크게 보면 농어촌 실태가

우리 국민들이 해외이민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초래할 것입니다.

좀 불편하다고 버리고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배신하는

감탄고토의 요즘 실태가

결국엔 우리를 병들게 만들 것입니다.


모든 것이 경제적인 원칙에 따르다 보니

시골이야 없어져도 괜찮은가 봅니다.


한 때 많은 주민들이 살았던 부유한 섬도

젊은이들이 빠져 나가고 보니

학교도 폐교되고 결국 노인들이 돌아가시면 무인도가 됩니다.

조기유학이나 해외 이민도

결국 마찬가지 현상을 초래할 것입니다.


고위공직자, 공무원 및 선생님들께 부여되는

국비 보조 해외 연수시엔

한민족 정체성에 대한 서술식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겨울에 여러 선생님들과 같이

호주, 뉴질랜드, 일본에 갔었는데,

참으로 교육 예산이 아깝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갔던 일부 선생님들이 가이드에게

어떻게 하면 이민 갈 수 있냐고 질문하는 모습이

마치 불나비들이 불에 타 죽으려고 환장하는 모습과 같았습니다.

 

엄청난 예산 낭비입니다.

사회의 엘리트라는 교사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제 자신도 부족하지만 너무 어처구니없습니다.


얼마전 학생들에게 우리나라가 위태롭게 되면

조국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서러웠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이러한 현실을 보았다면

너무나 서러워했을 것입니다.

 

한국적인 것은

한국의 철학과 사상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서양의 기준에 의해 평가되고

그들의 방법에 의해 학생들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들은

그들의 정신적 고향인 서양을 향해 가고 싶어하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라고 하면 미쳤냐고 하는 것도

당연한 현상입니다.

 

거기에 한 몫 보태는 것이

인기 연예인들과 고위 공직자 자제들의 병역 기피현상이

그들을 더욱 약오르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충효는 그 뿌리가 하나인 것입니다.

효를 할 수 없는 놈에게 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옛말에 "병신이 효도한다."는 말이 있듯이

똑똑하고 잘난 놈들은 부모와 조국을 등지고

자신의 환락을 위해 훨훨 날아가 버립니다.

 

차라리 병신이 되어 부모님을 모시고

좀 부족하나마 미력의 힘이나마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대한민국 교육이념은 홍익인간 이념을 추구하면서

그 실현 방침은 서구 제국주의 침략적 사상으로 무장하였으니

한참 모순입니다.

 

이것은 마치 초식동물의 사료에

양 창자를 섞어 만든 사료를 먹여 키운 소가

본질을 잃어버려 광우병에 걸린 현상과도 너무 흡사합니다.


왠지 장학관님(굉장한 거리감?)이 아닌 교장 선생님껜

편하게 조잘거리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다가 오는

야생화 같은 힘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를

“대한 사람 전세계로 길이 뻗어보세!”로 수정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다 읽으실 수 있을까?

 

 

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삼가 고개숙여 인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05. 4. 21.


산이 좋아 산 따라

물이 좋아 물 따라

율면에서 한관흠 인사 올립니다.

'산문 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상과 비정상  (0) 2006.09.20
난과 도끼의 사랑  (0) 2006.06.12
시험을 마치고  (0) 2005.07.05
산산산 물물물  (0) 2005.05.17
야생의 꽃과 생활  (0) 200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