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2. / 산과물 선인들이 그린 획에 또 다른 누군가 미처 칠하지 못한 여백을 완성하리다. 우주가 여백인 것처럼 채우려는 것도 그저 욕심일 뿐 수천억의 항성과 은하가 아무리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 우주처럼 거대한 항성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빅뱅으로 퍼져나가도 공간만 커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낙서가 아무리 크다 한들 수천 수십 만년 지난 지구 리셋처럼 남는 건 여백이다. 운명처럼 시간이 쓰고 시간에 의해 지워지는 것 우리 문명이 첨단이라고 눈에 맹종하는 지식 종교 철학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깨닫는데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꼬리 잘린 원숭이들 2023. 11. 23 ☞ 삶이 태어난 것이라면 죽음은 여백의 완성이다. 멋진 죽음은 멋진 삶이 전제되야 하는 것처럼 집착과 아집 독선을 선이라 생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