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겨울바다 / 산과물차디찬 겨울바람에 밀려해초처럼 엉클어진 머리칼로그대에게 다가가지만뭍으로 향하는 그리움을 막는가시덤불 방파제저멀리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해저에서차가운 바람의 끝을 잡고밀리고 떠밀리어 여기까지 왔으련만그대에게 다가가려 몸부림치다더 이상 갈 수 없어비수같이 차가운 파도가 되어흰거품으로 무너지는 마음다정다감하게 속삭이던사람들은 떠나고소금처럼 흰 갈메기조차날 수 없는텅 빈 해변을온 몸으로 밀고 또 밀어보지만시퍼렀던 파도의 마음은 끝내 하얀 거품으로 사라진다.인연인 줄 알고숙명처럼 다가가 하얗게 부서지는파도의 멍든 마음을방파제 너머에서곁을 허락하지 않던 너는운명처럼 파도를 버티다가속으로 타들어가숙명처럼 검은 바위가 되었지갈메기도 날지 않는겨울바다 끝자락에외로운 연줄처럼 나는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