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
한관흠
시린 바람에
붉은 피를 말리고
시퍼런 살을 말리어
억새 머리
하얗게 흩날리는
갈색 가을입니다.
삶은
희로애락으로 태어나
봄처럼
벌나비 취한
푸른 희망의 기쁨
여름마냥
가지 무성해
번뇌의 붉은 노여움
가을엔
젊은 날 번뇌로 인한
회한의 갈색 슬픔을 지녀
그래서 겨울은
희로애락을 겪고 난
하얀 휴식의 즐거움일까.
지금 눈 앞에
그대의 모습이
가을길 들국화 향기처럼
한들거리며 다가옵니다.
가을은
하얀 머리 나풀거리는
갈대도 많고
아름다운 꿈 찾아
갈 데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딜 가나
창백하게 여윈 거울을 보며
망상처럼 내겐 당신을 떠나
갈 데가 없습니다.
가을은 회한의 그리움
몰래 감춰
그리움 그려
눈물지울 따름입니다.
가을엔
다정도 그리움도
안으로 스며
겨우내 즐거움 기약할까 봅니다.
가을
아침 저녁
찬 바람은
내 곁에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봄 여름 갈
시린 번뇌도
당신의 포근한 가슴에선
행복처럼 하얀 사랑입니다.
2005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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