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난과 사람

산과 물 2005. 8. 26. 15:03

난과 사람



                한관흠


蘭은 파아란 난은

가을 하늘을 닮아

파랗게 서럽다.


바람보다 억센

섬짓한 억새를 보면

시린 눈물짓는다.


서리 눈 몰아치어

누리 거친 꿈꿀 때

다만 홀로

꿈이 없어 황홀하다.


오직 유전의 원죄

기형의 서린 업연


키가 작아 짜부란

호랑 무늬 호피반

뱀피 무늬 사피반

선반 산반 중투호


얼룩진 눈물

형형색색 고운자태

살갑게 드리운다.



그러나

관이 향기로운 사람은

아픔을 배우지 않아

시린 눈물도 메마르다.


오직 남모르는 고통을

숨죽여 잠재 우는

슬픈 소시민


불행 속에서

참살이 행복을

눈물겹게 말할 수 있다.


난보다 서러운 난

기형이라 가치 있는

난처럼 살고 싶다.



2005.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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