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울 / 산과물
너와 함께 만든
우리들의 울타리에
네 곁에 내가 아닌
또 내 곁에 네가 아닌
또 다른 누구라면…
그래서 우리 만남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닌
운명이었으니
그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축복이었다.
내 곁에 너 없으면
내가 외롭고
외로우니 그립고
그리워하다 보니
그게 사랑임을 알았다.
우연이 인연을 낳고
인연이 운명을 만든다면
너와 나의 만남은
운명을 넘은 숙명이었으리
세월 속에 언젠가
우리 울이 낡았을 때는
내가 존중의 말뚝을 박을 테니
당신이 이해의 살로 채워
용서의 띠로 묶어 주시오.
그리하여
어떤 바람에도
우리 함께 만든 마당 꽃밭이
쓰러지지 않게 하소서.
2023.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