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에 대하여
산과물
간만에 고교 동창들과 만나 거나하게 술을 마시다 보니
시간을 거슬러 나이는 오십대인데 마음은 학창시절이다.
친구들도 직장에서의 직위보다 야~이 새끼야,
개 새끼, 씹 새끼, 좆같은 새끼
학창시절 들었던 별별 욕이 다 나왔다.
나도 한때 욕이라면 2인자이길 서러워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간만에 듣는 욕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편했다.
“그래 개새끼! 참 좋다.
요즘 오십 넘은 남자들은 개만도 못한데
개 새끼라고 개와 동급을 취하는 호칭을 불러주니
친구야 너밖에 없구나.”
“씹 새끼! 거참 너무 좋은 욕이다.
요즘 어떤 배우는 인공수정으로 몇 쌍둥이를 만드는데
씹 새끼라고 불러 주니 참 고맙구나.
현대사회에 사람 새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부모가 사랑해서 성적 관계를 통해 태어나는 아이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씹 새끼요,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착상된 배아는 인공수정 새끼니
넌 무슨 새끼를 선택하겠니?
그 친구는 “그래 나도 영광스러운 씹 새끼 하련다.”라고 했다.
이 말이 있은 후 갑자기 술자리는
점잔 빼던 친구들마저
“야! 이 씹 새끼들아 빨리 술 마시자.” 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다.
이 때 곁에 있는 친구가
“야! 이 씹 새끼들아, 그런데 요즘 여자들은
씹 새끼보다 좆같은 새끼를 더 좋아한다는데
니들 어떤 새끼할래?” 하니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그래 우리 모두 지금 이 시간만큼은
모두 좆같은 새끼가 돼서 술이나 마시자!!!” 하였다.
'좆같은 새끼들, 정말 조까치 쳐 먹는구먼.'
2014. 8.28.23:00
*욕은 욕되니 공유되는 즐거움이 없는 집단에서는 삼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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