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20

무소유의 소유

무소유의 소유 / 산과물 소유하려 하지 않으면 다 가질 수 있지만 나만 소유하려는 순간 내 것도 놓치게 된다. 내 것 만들기는 쉬워도 나만 소유하려는 순간 시들어 죽어가거나 내게서 벗어나려 한다. 물고기는 물을 소유하지만 물은 물고기를 소유하고 사람은 집을 소유하지만 땅이 사람들을 소유한다. 자연의 생명도 그렇고 인간의 존재도 그렇다. 소유하되 존재를 존중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지만 내게 종속시키려는 순간 이미 나의 것이 아니다. 꽃이 예쁘다고 뽑아다가 내 집에 심으니 시들어지고 이성이 좋아 결혼해 두고 소유하려 하니 떠나는 것처럼 대우주에서 소유란 없다. 내 것도 영원하지 않고 시간도 멈출 수 없으니 소유하지 않음이 진리이다. 갖기 전과 후가 다르고 예전과 지금의 내가 다르듯 변하지 않는 것은 변화한..

운문 연습 2022.11.09

사랑과 집착

사랑과 집착 / 산과물 어린 시절 나의 집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괴롭혔던가? 나무 위 둥지에서 어미 새 사랑받으며 잘 크는 어린 새를 꺼내와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하고 귀여운 다람쥐가 탐난다고 다람쥐 굴에서 새끼를 꺼내와 애완용으로 기르고 강아지가 귀엽다고 팔베개하여 재우다가 죽이고 또 얼마나 울었던가? 애꿎은 사랑의 올가미로 그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그들의 삶을 얼마나 짓밟았던가? 그 자체로 사랑해야 하는데 뭐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그들의 삶을 옥죄였다. 지난날 삶을 돌이켜보니 아비와 남편으로서 모두 내 욕심만 부렸던 것 같아 더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스스로 잘 자란 자식들과 긴 세월 인내로 살아온 내 아내여. 2021. 08. 09.

운문 연습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