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사랑과 집착

산과 물 2021. 8. 9. 17:45

사랑과 집착 / 산과물

 

어린 시절 나의 집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괴롭혔던가?

 

나무 위 둥지에서

어미 새 사랑받으며 잘 크는

어린 새를 꺼내와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하고

 

귀여운 다람쥐가 탐난다고

다람쥐 굴에서 새끼를 꺼내와

애완용으로 기르고

 

강아지가 귀엽다고

팔베개하여 재우다가 죽이고

또 얼마나 울었던가?

 

애꿎은 사랑의 올가미로

그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그들의 삶을 얼마나 짓밟았던가?

 

그 자체로 사랑해야 하는데

뭐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그들의 삶을 옥죄였다.

 

지난날 삶을 돌이켜보니

아비와 남편으로서

모두 내 욕심만 부렸던 것 같아

더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스스로 잘 자란 자식들과

긴 세월 인내로 살아온 내 아내여.

 

2021. 0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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