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집착 / 산과물
어린 시절 나의 집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괴롭혔던가?
나무 위 둥지에서
어미 새 사랑받으며 잘 크는
어린 새를 꺼내와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하고
귀여운 다람쥐가 탐난다고
다람쥐 굴에서 새끼를 꺼내와
애완용으로 기르고
강아지가 귀엽다고
팔베개하여 재우다가 죽이고
또 얼마나 울었던가?
애꿎은 사랑의 올가미로
그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그들의 삶을 얼마나 짓밟았던가?
그 자체로 사랑해야 하는데
뭐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그들의 삶을 옥죄였다.
지난날 삶을 돌이켜보니
아비와 남편으로서
모두 내 욕심만 부렸던 것 같아
더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스스로 잘 자란 자식들과
긴 세월 인내로 살아온 내 아내여.
2021. 08.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