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290

이사하는 날

이사하는 날 / 산과물 버리고 버렸음에도 다 짐이요 집착이었다. 어렵게 얻은 것이라고 잘 보관했던 것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이삿짐을 싸다 보니 버려야 할 품목에서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꼭 필요하다고 대학 시절 알바를 뛰며 어렵게 구입했던 책이며 각종 물건들 한때는 분명 꼭 필요한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우리집 어딘가에서 나도 모르게 함께 지낸 것들이 지금은 천덕꾸러기다. 어디 물건뿐이랴? 2020. 09. 03.

운문 연습 2020.09.03

사랑이란

사랑이란 / 산과물 사랑이란 갈라진 땅에 물이 스밀 정도면 충분하다. 수분을 머금은 촉촉한 땅에 건강한 싹이 자라지만 물이 너무 많으면 흘러내리거나 작물을 썩게 할 뿐 사랑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미움을 낳는다. 지구 달의 거리처럼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져도 서로 망치게 마련이니 오랜 사랑을 하려면 지구처럼 달처럼 애틋한 그리움을 만들자. 2020. 08. 03

운문 연습 2020.08.03

나팔꽃(morning glory)

나팔꽃 / 산과물 생명에 눈을 뜬 그 순간부터 어둠 더듬어 당신을 찾았는데 운명처럼 그대 만나지 못했다면 난 풀밭에서 들짐승의 발길에 짓밟혔겠지요? 밤이슬 젖어도 당신에게 기대이니 아침이면 언제나 웃음으로 답할래요. 나무처럼 돌처럼 묵묵한 당신 이젠 내가 당신 위해 예쁜 꽃 피울게요. 당신과 함께하는 아침의 영광처럼 난 당신의 나팔꽃이니까요. 2020. 06. 08. 나팔꽃(morning-glory) 꽃말 보라색 : 기쁜 소식 분홍색 : 풋사랑, 덧없는 사랑, 풋사랑

운문 연습 202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