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香 蘭香 / 산과물 화려하지 않아도 난꽃처럼 그윽한 향기를 머금고 있어 난 네가 좋다. 조화처럼 벌 나비와 어울리지 못하는 화사한 꽃은 시간이 흘러도 연을 맺지 못하고 눈 감으면 멀어지지만 그윽한 난향은 눈을 감아도 暗香에 취해 네 모습이 곧 내 마음이 된다. 2020. 09. 08. 운문 연습 2020.09.08
이사하는 날 이사하는 날 / 산과물 버리고 버렸음에도 다 짐이요 집착이었다. 어렵게 얻은 것이라고 잘 보관했던 것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이삿짐을 싸다 보니 버려야 할 품목에서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꼭 필요하다고 대학 시절 알바를 뛰며 어렵게 구입했던 책이며 각종 물건들 한때는 분명 꼭 필요한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우리집 어딘가에서 나도 모르게 함께 지낸 것들이 지금은 천덕꾸러기다. 어디 물건뿐이랴? 2020. 09. 03. 운문 연습 2020.09.03
사랑이란 사랑이란 / 산과물 사랑이란 갈라진 땅에 물이 스밀 정도면 충분하다. 수분을 머금은 촉촉한 땅에 건강한 싹이 자라지만 물이 너무 많으면 흘러내리거나 작물을 썩게 할 뿐 사랑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미움을 낳는다. 지구 달의 거리처럼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져도 서로 망치게 마련이니 오랜 사랑을 하려면 지구처럼 달처럼 애틋한 그리움을 만들자. 2020. 08. 03 운문 연습 2020.08.03
눈물 눈물 / 산과물 산마루에 걸터앉은 안개가 슬픔이라면 빗방울은 눈물이다. 빗물은 흙탕물로 얼룩져도 땅속에 스며 곱게 정화되어 지하수로 흐르다가 또 다른 슬픔이 부르면 눈물은 언제나 분출하기 마련이다. 슬픔은 기쁨을 적시고 기쁨은 슬픔을 잊게 하지만 우리들의 피가 뜨거울수록 눈물은 더 따뜻해지리 2020. 07. 30. 운문 연습 2020.07.30
사랑할수록 사랑할수록 / 산과물 머리를 쓰면 골치 아픈 일만 생기고 마음을 쓰면 가슴 아픈 일만 생기니 나 이제 더 이상 아무 사랑도 하지 않으리 2020. 07. 14. 운문 연습 2020.07.14
나팔꽃(morning glory) 나팔꽃 / 산과물 생명에 눈을 뜬 그 순간부터 어둠 더듬어 당신을 찾았는데 운명처럼 그대 만나지 못했다면 난 풀밭에서 들짐승의 발길에 짓밟혔겠지요? 밤이슬 젖어도 당신에게 기대이니 아침이면 언제나 웃음으로 답할래요. 나무처럼 돌처럼 묵묵한 당신 이젠 내가 당신 위해 예쁜 꽃 피울게요. 당신과 함께하는 아침의 영광처럼 난 당신의 나팔꽃이니까요. 2020. 06. 08. 나팔꽃(morning-glory) 꽃말 보라색 : 기쁜 소식 분홍색 : 풋사랑, 덧없는 사랑, 풋사랑 운문 연습 2020.06.08
살다보니 살아 보니 / 산과물 꽃씨를 뿌리면 꽃밭이 되고 풀씨를 뿌리면 풀밭이 되듯 젊은 날 나 그대에게 뿌린 씨앗이 사랑의 씨만은 아닌가 보오? 2020. 06. 05 운문 연습 2020.06.05
내 마음이 꽃밭이라면 내 마음이 꽃밭이라면 산과물 내 마음 꽃밭이라면 난 그대 위해 예쁜 꽃을 피우리 이른 봄에는 토담에 기대어 붉으스레 노오란 봄맞이꽃 迎春花로 피어 여름비 내리면 밤새 꽃단장 붉은 장미향으로 당신 창가에 기대 앉아 가을볕 좋은 날 시든 갈대 사이로 화사하게 웃는 들국화 향기가 .. 운문 연습 2020.03.27
촛불 촛불 / 산과물 내 몸 녹여 초가 된다면 내 마음은 그대 그리는 심지 되리니 그대 나의 심장에 불 붙여 주오. 마지막 몸과 마음 그댈 비추며 태울 수만 있다면 끝내 남은 한 방울까지 그대 향한 뜨거운 눈물로 불타 오르리 2019. 12. 25.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불태울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어머니.. 운문 연습 2019.12.25
기도 기도 / 산과물 신이시여 내 가슴에 생채기를 낸 그들을 용서하여 주소서 신이시여 당신의 집에서처럼 그들을 마주했을 때조차도 내 마음의 창을 열어 미소짓게 하소서 신이시여 그들을 찾아가 직접 용서하지 못하고 당신의 이름으로 용서를 구하는 비겁함을 꾸짖어 주시고 신이시여 우리.. 운문 연습 201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