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가을 서정

산과 물 2006. 9. 6. 11:18
 

가을 서정

                산과 물

어린 시절 가을볕 받으며

산자락 걸친 논둑을

메뚜기 잡으며

후두둑 후두둑

뛰는 추억의 시간

다시 잡고 싶습니다.


하늘처럼 투명한 갈 여울

돌 벌레 미끼삼아

불거지 잡으며

텀버덩 텀~벙

낚시 드리운 여울물

다시 적시고 싶습니다.


한낮 다정하게 내리는 햇살

살며시 데운 기다림

올망졸망 조약돌 모아

버들강아지 사이

아늑한 추억의 보금자리

다시 보듬고 싶습니다.


초가집 지붕에 가을 내려

고추밭 고랑 고랑

투명한 나래 펼친

고추잠자리 

살며시 시집보낸 붉은 가을

다시 보내고 싶습니다.


지게 등짐 푸짐한 사랑 담아

들국화 향무든

콧노래 부르며

논둑을 거닐던

아버지의 가을 노래

다시 듣고 싶습니다.

 

2006. 9. 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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