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오랑캐꽃 2

산과 물 2005. 11. 2. 10:58

오랑캐꽃 2

                     한관흠


화려한 신방 없이 머리 올리고

밤이슬 소리 없이 울지 못한채

온 세상 미련 없이 떠나버렸나



그대의 젊은 피와 검붉은 살은

쫓기다 지쳐 잠든 한이 되어서

연초록 잎에 묻혀 자줏빛 생명



목숨도 모진 목숨  부질없건만

세월은 흘러 멈쳐  혼탁한데도

포기할 줄 모르는 끈질긴 생명



겨우내 지처 버린 시간을 뚫고

어둠의 통한마저  곱게 감추어

여기 저기 혼돈의 씨를 뿌려라.



2005년 11월 2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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