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상사화

산과 물 2005. 5. 16. 22:58

 

相思花 / 한관흠

 

가슴 에이는 차가운 흙에서

파아란 하늘 보고 너와 나 어우러져

희망의 꿈을 노래하고자 했다.

 

봄기운에 울렁이는 흙을 부수고

분노로 얼룩진 가슴을 뚫어

사랑을 노래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직도

너와 나 뜨거운 열정으로

가슴 태우기까지는

한없는 그리움의 기다림 뿐

 

그늘에 얼룩진 시간의 싹

싹~뚝 잘라먹고

알아주는 이 없도록

홀로 그리울 뜨거운 사랑

 

천년의 업보 그대로 간직한 채

너는 너대로

땅 속에 울부짖고

 

나는 나대로

쓰러질 듯

허우적거리는 허공에 매달려

혼돈의 시간만을 꿈꾸어 왔다.

 

피어난 흙과 환한 하늘 속에서

가슴 에인 한마저 풀고자 했다.

 

이승의 허우적거리는 시간의 늪에서

지칠 줄 모르는 작은 생명처럼

 

      -2004. 3. 22 봄의 서정 속에서-

 

 

 

            상사화  이해 자료

 

 

 

꽃말 : 이룰 수 없는 사랑

딴이름 : 개난초, 녹총

분포 : 남중부 지방 화단 곳곳에

꽃색 : 연한 붉은 빛을 띤 자주색

개화기 : 7~8월

크기 : 60cm 안팎

용도 : 관상용, 약용(비늘줄기)

 

옛날에 한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사랑했다. 스님은 날마다 여인을 그리워했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여인을 만날 수는 없었다. 스님은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꽃을 절 앞마당에 심었다. 잎이 다 진 다음에 꽃이 피고, 꽃이 진 다음에 잎이 나는 상사화.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운명이 스님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충분했으리라. 봄에 선명한 녹색 잎이 구근의 중앙을 중심으로 양쪽에 마주 붙어 나지만 꽃을 보지 못하고 6월경에 말라 버린다. 꽃은 잎이 말라 없어진 다음 7~8월에 꽃대를 내어 피운다. 이처럼 상사화는 마치 사랑의 숨바꼭질을 하는 연인마냥,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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