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담쟁이

산과 물 2024. 11. 24. 07:16

담쟁이 / 산과물

담쟁이는 욕심이 없다.

칡이나 죽순처럼
빨리 자라지는 않아도

담장이든
고목이든
누굴 탓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힘 닿는데로
여린 발가락 붙일 곳 있으면
한땀한땀 내딛으며
위로 오르지만

늙은 도공의 미소처럼
자신이 만든 세상이
멋진 작품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여백의 미로 공간을 수놓더니
나중에는
온담을 가을로 채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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