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세밑에 한 해를 돌아보며

산과 물 2022. 12. 26. 09:52

세밑에 한 해를 돌아보며 / 산과물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준 사람들
난 언제나 그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한 명 한 명 귀 기울이려 노력했지만
누군가에겐 서운하기도 했을 터이다.

서로 얽힌 매듭은 풀려고 노력했지만
누군가에겐 오해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베풀려고 애쓰시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인색했을지도 모른다.

같이 생각을 모으고 실천했던 사람들
함께해서 외롭지 않은 시간이었다.

운명적 만남은 인연의 시작이었지만
인연을 가꾸는 건 끝없는 노력이었다.

어떤 인연은 거리가 멀어졌을 때
미련없이 끊어져 나가게 마련이지만

몸은 멀리 있어도 찰고무줄의 인연은
멀어질수록 그리움의 引力이 생기나니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당신과 함께 만든 추억의 시간이리라.

기분 좋아서 미소 짓는 것이 아니라
만남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소망이고

좋아한다는 말은 쑥스러워 못했지만
당신을 만나면 왠지 마냥 행복했어요.

당신 앞에서 작아지고 부끄러운 것은
당신의 순수함에 대한 감동이었지요.

더 베풀고 더 사랑하지 못해 아쉽지만
올해도, 당신과 함께여서 더욱 좋았어요.

자신보다 타인을 더 걱정했던 그 마음
이젠 제가 배워 타인에게 쓰겠습니다.

2022. 12. 25.

여주 남한강에서 한관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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