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간병

산과 물 2018. 10. 25. 15:10

간병 / 산과물

 

긴 병에

효자 없다더니

 

병이 깊을수록

 

애비는

자식 걱정에

한숨만 길어지는데

 

자식은

자신 걱정에

하품만 잦아지네.

 

2018. 10. 18.

 

아버지가 담낭염으로

지난주 목요일

병원 응급실에 실려와서

간병해 드린다고 했다가

금요일 새벽 4

병실 침대에서

아버지가 내려가는 것도 모른 채

깊은 잠이 들었나 보다.

 

쿵 소리가 나서 침대를 보니

아버지가 안보인다.

얼른 커텐을 걷어보니

병실 한가운데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그런데 일으켜드리려 했는데

왼쪽 대퇴부 뼈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질 못하셨다.

 

바로 응급실에 가서

엑스레이 촬영해 보니

뼈가 부러졌다.

 

토요일은 담낭 제거 수술 받으시고

이번주 수요일인 어제는

왼쪽 다리골절 봉합 수술을 마쳤다.

 

그리 아프신데도

아버지는 자식이 밥을 먹었는지

자식이 잠을 잤는지

몹시 걱정이다.

 

당신이 입원해서

자식들에게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고 눈물지으신다.

 

내가 간병하지만 안았어도

골절상까지 수술하지는 않았을텐데

괜히 큰 아들 행세하다가

일만 그르쳤다.

 

잘못은 내가 했는데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또 미안해서 눈물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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