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가을 산책

산과 물 2016. 10. 13. 11:35

가을 산책 / 산과물

 

가을 타는 방랑자여

늦은 가을날

단풍잎처럼 떠나라.

 

네 몸에 걸쳤던

가랑잎의 자존심일랑

흔들어 떨쳐버리고

 

주머니에 구겨진

마지막 지전 몇 장마저

불태워 재를 남긴 채

 

얼녹아야 싹 틔우는

돌피밭 씨를 밟고

맨발로 여울 건너서

 

타작한 들길을 지나

배고픔 참아가며

깊은 가을을 걸어가라.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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