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겨울강

산과 물 2016. 1. 12. 17:07

겨울강 / 산과물

 

그저 여름내

무성했을 무명의 풀로

가을 끝자락

바스락거리는

여운을 남긴 채

 

외로운 눈물 대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리운 사람조차

들이지 않으며

 

화려했던 과거의

꽃과 잎사귀처럼

부질없는 사연

훌훌 털어내야만

곁을 내어주나니

 

살얼음이 얼면

비밀스런 물살

추억에 숨겨

숨죽이며 흐르다

진눈개비 내려

흔적조차 지우며

속내를 감추더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차가운 눈물을

그리 흘려내고야

더 아름답고 깊은

생명의 강물이 된다.

 

2016.01.12.

   

친구 하태훈 교감이

창작하여 보내준 음악영상을

감상하고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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