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인생길에서

산과 물 2023. 10. 9. 11:47

인생길에서 / 산과물

 

쓰러진 빈 시골집에도

코스모스는 웃고 있고

 

말라 죽은 나무에도

나팔꽃 청초히 화사하며

 

가을걷이 마친 들판에도

들국화 애잖게 향기롭고

 

무덤가 바위 곁 지키는

구절초는 외로워서 하얗다.

 

어디에서 무엇으로

어떤 열매를 맺었는가?

그게 뭐 자랑이라고

 

인생 뭐 있냐?

 

야생화처럼 바람에 흔들려도

어딘가에 뿌리 내려

한번 꽃 피고 씨 맺었으면

그걸로 잘 산 게지

 

2023. 10.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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