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하숙집 어머니

산과 물 2023. 6. 16. 11:41

하숙집 어머니 / 산과물

 

논둑길 가로질러

저만치 관골

길갓집에 다다르면

 

좁은 흙마당을

가로지른

빨랫줄 따라

 

작은 방들마다

쪽마루에 걸터앉은

선생님의 꿈

 

새벽 굼불 지핀

검은 가마솥에

김이 모락거리고

 

마당 끝 외양간

암송아지 두 마리

여물 달라 재촉하니

 

어린 자식들보다

하숙생들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가마솥에

뜸 들이는 밥물처럼

이마를 적신다.

 

2023. 06. 16.

 

 

공주시 신관동 관골 377번지

 

우리들의 어머니 전예자

 

당신의 뜨거운 사랑은

아직도 제 가슴을 뛰게 합니다.

 

'운문 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사람  (0) 2023.06.28
밤비  (0) 2023.06.23
현충탑 앞에서  (0) 2023.06.07
야생화 默言  (0) 2023.06.02
너에게 기대어  (1)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