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신발을 보며 / 산과물
너의 獻身이 있었기에
가시밭길도
더러운 길도
나는 거뜬히 걸어왔다.
남들에게 뒤쳐져
비웃음을 당할 때조차
너는 나를 감싸고
나와 함께 걸어
여기까지 왔는데…
자식 다 키우고
쫓나간 홀아비처럼
남편 뒷바라지하다
버림받은
가련한 아내처럼
가시덤불에 숨어서
눈물 훔치며
함께할 수 없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약자들처럼
어쩌면 우리가
저벅저벅 걸어가는 삶이
새로운 역사를 쓰는
獻身發일지도 모를 일이다.
2018. 0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