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헌 신발을 보며

산과 물 2018. 1. 24. 17:27

헌 신발을 보며 / 산과물

 

너의 獻身이 있었기에

가시밭길도

더러운 길도

나는 거뜬히 걸어왔다.

 

남들에게 뒤쳐져

비웃음을 당할 때조차

너는 나를 감싸고

나와 함께 걸어

여기까지 왔는데

 

자식 다 키우고

쫓나간 홀아비처럼

남편 뒷바라지하다

버림받은

가련한 아내처럼

 

가시덤불에 숨어서

눈물 훔치며

함께할 수 없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약자들처럼

 

어쩌면 우리가

저벅저벅 걸어가는 삶이

새로운 역사를 쓰는

獻身發일지도 모를 일이다.

 

2018. 01. 24.

'운문 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란  (0) 2018.01.25
피장파장  (0) 2018.01.25
귀 빠진 날  (0) 2018.01.09
추억  (0) 2018.01.05
가장 소중한 것은  (0) 2018.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