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 산과물
머리를 다듬으려고
동네 이발소에 갔더니
문이 닫혀 있어서
근처 미용실로 옮겼다.
젊고 늘씬한 언니들이
저리 많은데…
내게 온 분은 하필
나이 드신 분이었다.
빨리 깎을 수도 있을 텐데
자르고 털고
빗질하고 거울 보며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험한 인생길 걸으면서
수많은 사람 만나지만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깨달았다.
노 미용사는
거친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다듬고 있다는 것을
201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