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미용실에서

산과 물 2017. 1. 12. 14:43

미용실에서 / 산과물

 

머리를 다듬으려고

동네 이발소에 갔더니

문이 닫혀 있어서

근처 미용실로 옮겼다.

 

젊고 늘씬한 언니들이

저리 많은데

내게 온 분은 하필

나이 드신 분이었다.

 

빨리 깎을 수도 있을 텐데

자르고 털고

빗질하고 거울 보며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험한 인생길 걸으면서

수많은 사람 만나지만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깨달았다.

 

노 미용사는

거친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다듬고 있다는 것을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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