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빵

산과 물 2017. 1. 10. 11:04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빵

 

                    산과물

 

가난마저 얼어붙은 고향집

새벽부터 인근 공사장에

막일 나가셨던 아버지는

늦은 밤 버스 정류장에 내려

 

뜨거운 김이 밀려 나오는

국화빵 리어카 주변을 맴돌다

어머니 잔소리보다

기뻐할 자식들의 모습에

 

노란 봉투 얇은 일당에서

크게 지전 한 잎을 빼어

머뭇거리던 말문이 터진다.

국화빵 주세요.”

 

차가운 겨울밤도 녹이는

국화빵의 열기가

아버지 가슴 온기 더해져

찬 방에서 더욱

따뜻한 김이 피어오른다.

 

오기 전에 많이 드셨다며

손도 대지 않고 주무시더니

밤새 끙끙거리다 사라지시는

가난한 날, 우리들의 아버지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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