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빵
산과물
가난마저 얼어붙은 고향집
새벽부터 인근 공사장에
막일 나가셨던 아버지는
늦은 밤 버스 정류장에 내려
뜨거운 김이 밀려 나오는
국화빵 리어카 주변을 맴돌다
어머니 잔소리보다
기뻐할 자식들의 모습에
노란 봉투 얇은 일당에서
크게 지전 한 잎을 빼어
머뭇거리던 말문이 터진다.
“국화빵 주세요.”
차가운 겨울밤도 녹이는
국화빵의 열기가
아버지 가슴 온기 더해져
찬 방에서 더욱
따뜻한 김이 피어오른다.
오기 전에 많이 드셨다며
손도 대지 않고 주무시더니
밤새 끙끙거리다 사라지시는
가난한 날, 우리들의 아버지
201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