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새벽 비

산과 물 2016. 5. 3. 08:13

새벽 비 / 산과물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로

술에 취한 어젯밤의 꿈

얼룩진 영혼을 닦으려니

 

이 비 그치고 해가 뜨면

송홧가루 뿌연 나뭇잎도

더욱 푸르게 빛나리라.

 

새벽을 닦은 착한 빗물은

고랑 흘러 이랑 스미어

곡식의 뿌리가 든든하고

 

龜甲처럼 갈라진 농심은

빗물로 넉넉히 채워

아침 밭일로 분주하리니

 

논두둑 고치고 밭고랑 파

넘치는 물은 흘려보내야

올해도 가난쯤 면하리라.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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