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거지 사랑

산과 물 2015. 8. 4. 17:18

       거지 사랑

 

                                 산과물

 

나 홀로 사랑한다는 것은

빌어먹을 거지의 사랑이다.

 

찬밥 쉰밥 먹다가 버린 밥

빌어먹기 위해 굽실거리는

지긋지긋한 거지 사랑이다.

 

인연의 끈에 슬피 매달린

텅 빈 거지 깡통을 비워

 

줄 것 하나 없이 구걸하는

거지같은 사랑을 멈추어라.

 

2015.08.04.

 

사랑하는 인연으로 만나

죽이고 싶은 원수가 되는 것은

베푸는 사랑이 아니라

받으려는 사랑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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