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한관흠
산과물
나는 관흠이라 말하는데
친구는 관음이라 부른다.
아비는 유교 뜻 받들라
너그럽고 공경하라고
韓寬欽이라 이름 지으니
친구는 관음이라 부르며
나무관음보살이라 하네.
아마도 나무라지 말고
관음을 보살피라는 뜻일세.
누구는 간음이라 부르며
간음하지 말라고 하네.
아마도 음탕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격려일걸세.
관흠과 관음의 차이 살피니
관흠이가 벼슬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면
갓을 벗으니 관음이 되고
관음에서 숨긴 벼슬까지
제거하면 간음이 되네.
이 보시게 친구들
내 이름 석자에서 갓머리를
술 잔 채우듯이
모두 채워 불러 주거나
빼려면 모두 빼어 주게나.
☞ 한관흠에는 글자마다 벼슬을 의미하는 갓머리변이 들어가 있다.
관흠에서 갓머리 하나 제거하면 관음이고
안에 숨긴 갓머리까지 제거하면 간음이 된다.
아예, 성에서 까지 벼슬을 제거하면 ‘안+간음’이 된다.
그래야 ‘안간음’이니 나는 간음하지 않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