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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높임법

산과 물 2007. 4. 30. 20:29
높임법,,언어예절 | 게시판 2005/04/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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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임법]

1. 머리말

높임법은 국어의 중요한 특성으로 높임법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언어 교양이 없는 무례한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가령 우리는 주변에서 어느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자녀들이 전화를 예의 바르게 잘 받더라고 칭찬하는 소리를 듣는다. 또 어느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 받는 직원이 불친절하더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바꿔 말해 전화 건 이가 남의 집 자녀들이나 회사원들로부터 높임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거나 아니면 높임을 받지 못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야기다. 이런 예로 보아 높임법은 인간이나 어떤 조직 전체에 대한 평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언어 교양은 상하간의 대우를 잘 분별하여 말하는 능력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어의 높임법은 원래 동방예의지국인 우리의 위계 문화의 전통이 언어로 형식화한 것이다. 그러한 위계 문화가 미풍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만인평등의 핵가족사회 속에서는 높임법도 변모해 가고 있다. 따라서 평등사회 속에서 위계의 윤리를 지키며 미풍 사회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높임법의 장점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국어 교육에서도 높임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립국어연구원을 통해 1992년에 ‘표준화법’을 만들어 공표한 바가 있다. 여기서는 이런 표준화법에 따라 주요 오용 사례와 주의할 점을 살펴본다.


2. 높임법의 오용


현대국어의 높임법은 ①어미 변화 방식이나 ②어휘 방식에 의해 실현된다. ①에는 선어말어미 ‘-시-’를 첨가하는 주체높임법과 종결어미들을 변화시켜 실현하는 상대높임법이 있다. ②는 체언과 용언과 같은 어휘를 통해 주체높임법과 객체높임법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제 이 유형별로 오용 사례를 살펴본다.


2. 1. 어미 변화에 의한 높임법


[1] 주체높임법

주체높임법은 문장에서 주어를 높이는 방법으로 서술용언에 선어말어미 ‘-시-’를 첨가해 실현한다. 가령 ‘선생님께서 오신다’는 주체인 ‘선생님’을 직접 높이는 직접주체높임의 경우이며 ‘선생님은 책이 많으시다’는 주체 관련 소유물인 ‘책’을 높여 주체인 ‘선생님’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간접주체높임의 경우다. 다음 예는 직접주체높임의 오용 사례이다.


   (1)ㄱ. 아버지께서 신문을 읽으시고 계시다. >...읽고 계시다.

      ㄴ. 야, 선생님이 오래. >선생님께서 오라셔.

      ㄷ. 성은(聖恩)이 망극(罔極)하옵니다. > ...망극하시옵니다.

      ㄹ. 하늘도 전하의 뜻을 받자올 것입니다. > ...받으실 것이옵니다.


(ㄱ)은 굳이 오용이랄 것은 없지만 두 용언이 나타날 때 ‘-시-’가 반복된 경우로 ‘... 읽고 계시다’처럼 끝 용언에만 ‘-시-’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ㄴ)은 요즘 학생들의 흔한 말버릇인데 바른말은 ‘선생님께서 오라셔’이다. (ㄷ,ㄹ)은 방송 사극에서 보이는 표현으로 주체높임이 빠졌다. (ㄷ)의 ‘성은’은 임금의 은혜이므로 임금을 높이기 위해 ‘망극하시옵니다’로 해야 한다. ‘-옵-’은 청자를 높이는 표지인데 임금 앞에서 하는 경우라면 ‘-옵-’만으로 공손 표지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주체를 높이는 ‘-시-’도 들어가야 한다. (ㄹ)의 ‘-자오-’는 상대높임에 쓰이는 형태로 신하인 화자가 청자인 전하에게 공손하게 말하는 어법만 반영할 뿐 주체인 하늘에 대한 높임법은 나타나 있지 않다. 천명을 중시한 동양의 왕도정치에서는 전하보다 높은 것이 하늘이므로 주체인 하늘을 높이는 ‘-시-’도 들어가 ‘...받으실 것이옵니다’로 해야 바른 표현이다.

주체높임에서 까다로운 것은 간접주체높임법이다.

 

    (2)ㄱ. 할아버지는 귀가 참 밝으셔.    ㄴ.선생님은 키가 크시다.


위에서 ‘귀, 키’와 같은 명사만으로는 높일 가치가 없지만 이들과 관련한 문장 전체의 주어가 높일 대상이라 서술어에 ‘-시-’를 써서 간접적으로 이들 주체들을 높인다. 그런데 이런 간접높임은 주체의 신체 부분, 주체의 생활 관련어가 나타날 때 쓰이는데 관련어의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하 * 표는 비문 표시임)


       (3)ㄱ.과장님, 손이 아주 {고우시네요, 고우네요*}.

         ㄴ.과장님, 강아지가 아주 {예쁘시네요?*, 예쁘네요}.

         ㄷ.과장님, 넥타이가 아주 {예쁘시네요?*, 예쁘네요}.


(ㄱ)의 ‘과장님 손’은 ‘고우시네요’처럼 높이는 것이 바르며 ‘고우네요’는 불손해 보이는데 ‘강아지, 넥타이’를 높이는 것은 언중마다 헷갈린다. 그러나 주체의 소유물이나 부착물에 대한 것은 굳이 높이지 않아도 무례하지는 않으며 다음 문장들에 비추어 보면 높이는 것이 비문에 가깝다.


      (4)ㄱ.과장님 댁 강아지는 아주  {예쁘시네요*, 예쁘네요}.

         ㄴ.과장님 매신 넥타이는 참 {예쁘시네요*, 예쁘네요}.

              

위에서 ‘-시-’ 표현은 강아지와 넥타이를 직접 높이는 차원으로 발전해 어색하다. 따라서 주체의 소유물이나 부착물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과장님은 넥타이가 아주 잘 {어울리십니다, 어울립니다*}’의 경우는 ‘-시-’가 붙는 것이 정상이다.


[2] 압존법(壓尊法)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의 가정에서는 특수한 경우에 주체높임을 억제하는 압존법이 있었다. 가령 손자(화자)가 할아버지(청자)께 아버지(주체)에 대해 말할 때 아버지를 높이지 않고 말했다.


      (5)ㄱ.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들어왔습니다. <압존법>

        

그러나 현대에 와서 언어 생활의 간편함을 추구하다 보니 청자-주체-화자의 관계를 고려하는 압존법이 번거로워 표준화법(1992)에서는 압존법을 무시한 다음 표현도 허용하였다.


         ㄴ.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아직 안 들어오셨습니다. <비압존법도 허용>

      

위 예는 화자인 손자 기준으로만 판단해 청자인 할아버지나 주체인 아버지를 모두 높였다.

한편,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기 아들에 대해 말할 때도 아들을 낮추어 말하는 압존법이 있다.


        (6)ㄱ. 00야, 아버지 좀 오라고 해라. <압존법>

           

그러나 이 경우도 다음과 같이 청자인 손자 기준으로 아들을 높여 말하는 것도 잘 쓰여 역시 허용된다.


          ㄴ. 00야, 아버지 좀 오시라고 해라.<비압존법도 허용>


단, 회사 내의 경우는 다음 예처럼 윗사람에 대해서는 듣는 사람이 누구든지 ‘-시-’를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전통 압존법을 불허하여 가정의 경우와 차이가 난다.


      (7)ㄱ.(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님은 출장 가셨습니다. <원칙>

         ㄴ.(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은 출장 갔습니다. <압존법 불허>


한편 자기 부모를 남에게 말할 때 낮추는 압존법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자기 부모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말할 때나 반드시 높여야 한다.


[3] 상대높임법

상대높임법은 어말어미의 변화를 통해 상대(청자)의 연령, 지위, 친소관계에 따라 상대를 높이거나 낮추어 대우하는 것으로 청자높임법 또는 공손법이라고도 한다.


  (8)격 식 체 ꠆ꠏ철수는 공부하고 있습니다. => 아주높임-하십시오(합쇼)체

              ꠐ 철수는 공부하고 있오.     => 예사높임-하오체         

              ꠐ 철수는 공부하고 있네.     => 예사낮춤-하게체

              ꠌꠏ철수는 공부하고 있다.     => 아주낮춤-해라체

     비격식체 ꠆ꠏ철수는 공부하고 있어요.   => 두루높임-해요체

              ꠌꠏ철수는 공부하고 있어.     => 두루낮춤-해  체

 

특히 합쇼체에서는 선어말어미 ‘-옵/으오-’, ‘-삽/사옵/사오-’, ‘-잡/자옵/자오-’를 넣으면 더욱 공손하게 되는데 이는 편지글과 같은 문어체라든가 정중한 의식이 거행될 때와 같은 의식어에서 쓰인다.


  (9)ㄱ.아버님, 이번 방학에는 내려가겠사옵니다.

     ㄴ.잠시 후에 예식이 거행되겠사오니 내빈 여러분께서는 ......


그런데 격식체의 네 등분에서 하오체와 하게체의 사용층과 사용 환경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으며 합쇼, 하오, 하게체를 구분하지 않고 간편한 해요체를 두루 쓰는 것이 구어체의 현실이다. 이러한 해요체가 두루높임의 간편함도 있지만 경박하게 보일 때도 있어 상황을 잘 분별해서 써야 한다. 가령 가방을 받아 준 웃어른에게 ‘아저씨 고마워요’라고 한다면 버릇없어 보인다. 이 경우 ‘아저씨 고맙습니다’로 해야 예절 바르다.

2. 2. 어휘에 의한 높임법

어휘에 의한 높임법은 체언이나 용언, 조사를 통해 높임법을 실현하는 것이다.


[1] 체언에 의한 높임법

국어의 일부 체언에서는 명사나 대명사의 높임말이나 낮춤말을 구별해서 관련 대상을 높이거나 낮추는 경우가 있다. 다음에 주요 예들을 보인다.


            (10)  <낮춤말>      <평대말>         <높임말>

                ①대명사

                    저,소생       나,본인

                    저희         우리

                                  너          자네, 당신, 댁, 그대, 어른, 귀하

                   그놈,그자      그이         그분

                ②명  사

                   애비,아범     아버지        가친(家親), 선친(先親), 선고(先考)

                   에미,어멈     어머니        자친(慈親), 선비(先妣), 현비(顯妣)

                                 맏형          백씨(伯氏), 백형(伯兄)

                                 둘째형        중씨(仲氏), 중형(仲兄)

                                 아우          계씨(季氏), 제씨(弟氏)

                               (남의)아들, 딸   아드님, 영식(令息); 따님, 영애(令愛)

                                 조카          함씨(咸氏)

                   이빨          이            치아 

                                 밥,식사        진지

                                 집            댁

                   말씀          말            말씀


한국인조차 남을 부르거나 가리켜 말할 때는 대명사 선택에 조심스럽다. 특히 2 인칭에서 ‘너,당신,댁,형씨,그대,어르신...’ 등의 호칭어 체계는 까다롭다. 1 인칭의 ‘나-저’, ‘우리-저희’는 높임말은 없고 낮춤말만 있는 경우다. 이 중에 대명사 오용에서 두드러진 것이 같은 한국인끼리 말할 때 ‘우리 나라’를 ‘저희 나라’라고 하는 경우인데 이는 잘못이다.


     (11) 선생님, 저희 나라도 이제는 좋아졌습니다.> 선생님, 우리 나라도...


같은 한국인끼리는 우리 나라를 낮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설령 외국인에게 말할 때라도 나라끼리는 대등한 것이므로 ‘우리 나라’를 굳이 ‘저희 나라’로 낮출 필요는 없다.

‘선생, 사장’과 같은 일부 명사는 ‘-님’을 붙여 높인다. 이들 어휘는 ‘-님’을 안 붙이면 불손하다. 가령 직장에서 동료들끼리 말할 때 사장, 부장, 과장과 같은 윗사람이 없는 자리라고 ‘-님’자를 붙이는데 인색하면 직장 분위기상 좋지 않다. ‘-님’자 없이 윗사람을 지칭해 버릇하면 그 대화 분위기에서는 윗사람에 대한 험담들이나 지배하게 된다. 따라서 윗사람에게 서로 ‘-님’자를 붙이는 말버릇이 윗사람에 대한 험담을 막아주는 효과는 물론 직장 인화에 크게 기여한다. 또 ‘-님’자를 붙이기에 인색한 사람은 남들이 볼 때도 호감 받을 인간형은 아니다. 당사자가 있든 없든 윗사람에게는 항상 ‘-님’자를 붙이는 말버릇을 생활화할 일이다.

흔히 자녀들이나 며느리가 ‘아빠(아버님), 식사하세요.’라고 하는데 ‘진지 잡수세요’로 해야 한다. ‘식사’는 일본식 한자어이기도 하거니와 아랫사람에게라면 몰라도 윗사람에게는 천박한 표현이다. 직장에서도 흔히 ‘식사하셨습니까’라고 묻는데 ‘점심 드셨습니까?’처럼 말하는 것이 좋다.

국어의 모든 어휘가 높임말과 낮춤말을 다 갖춘 것은 아니다. ‘병’의 높임말로 ‘병환’이 있지만 낮춤말은 없다. ‘말’은 ‘말씀’이 높임말도 되고 낮춤말도 된다. ‘제 말씀을 드리니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습니다.’에서 앞에 쓰인 ‘말씀’은 자기의 ‘말’을 낮추는 낮춤말이며 뒤에 쓰인 ‘말씀’은 선생님의 ‘말’을 높이는 높임말이다.


[2] 용언, 조사에 의한 높임법

국어에는 일부의 용언과 조사가 문장의 주체나 객체를 높이기 위해 따로 발달해 있다. 주체는 주어를 말하며 객체는 주어의 행동이 미치는 대상으로 흔히 ‘-을’과 같은 목적격이나 ‘-께’와 같은 여격이 붙는 성분이다. 특히 객체높임법은 중세국어에서 ‘-,,-’과 같은 선어말어미를 첨가하여 활발히 쓰였으나 ‘-,,-’이 근대국어 이래로 ‘-사오, 자오, 사옵, 자옵, 옵-’ 등으로 변하면서 상대높임법의 기능으로 변모해 오늘날은 단지 ‘드리다, 모시다, 여쭈다’처럼 일부 용언을 통해서만 객체높임법이 실현되고 있다. 다음에 주체 및 객체높임의 예들을 보인다.

                

             (12)   <낮춤말>    <평대말>       <높임말>

                 ①주체높임

                   처먹다        먹다          자시다, 잡숫다, 잡수시다, 드시다

                                 아프다        편찮으시다

                                 자다          주무시다

                   뒈지다        죽다          돌아가시다

                                 있다          계시다

                                 이/가         께서

                 ②객체높임      

                   지껄이다      말하다,묻다   여쭈다, 여쭙다, 여쭈옵다

                                 보다,만나다   뵙다, 뵈옵다

                                 주다          드리다

                                 데리다        모시다,뫼시다

                                 에게          께


먼저 주체높임의 용언 중에 잘 틀리는 것으로는 ‘계시다’가 있다.


   (13)ㄱ. 회장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회장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 (또는)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ㄴ. 회장님은 그 회사에 볼일이 계십니다. >...볼일이 있으십니다.

       ㄷ. 선생님께서는 손자가 계시다. > ...손자가 있으시다.

         

회장님의 말씀이나 볼일, 선생님의 손자는 굳이 높일 필요가 없으므로 (ㄱ-ㄷ)은 ‘있으시다’로 하면 된다. 다음으로 객체높임의 용언을 살펴보자.

    (14)ㄱ.선생님께 물어 볼게요. > 선생님께 여쭈워(=여쭈어, 여쭤) 볼게요.

        ㄴ.선생님을 보면 인사를 잘 해야 한다. > ...뵈면.../... 뵈오면...

        ㄷ.가수 000양을 모시겠습니다. > 000양이 나오겠습니다, 000양을 맞이하겠습니다.


(ㄱ)은 객체인 선생님을 높여야 하므로 ‘묻다’ 대신 ㅂ 불규칙용언인 ‘여쭙다(여쭙고, 여쭈워)’ 또는 우 규칙 용언인 ‘여쭈다(여쭈고, 여쭈어)’를 써야 한다. 정부의 표준어 규정에서도 ‘여쭈다’와 ‘여쭙다’는 복수 표준어이다. 사전들은 ‘여쭈옵다’의 준말인 ‘여쭙다’를 ‘여쭈다’보다 더 공손한 것으로도 기술하고 있다. 이런 것으로는 (ㄴ)처럼 ‘뵈다’와 ‘뵙다’가 있는데 ‘뵙다’는 ‘뵈옵다’의 준말이며 이들 역시 ‘뵈다’보다는 ‘뵈옵다’나 그 준말 ‘뵙다’가 더 공손하다. (ㄷ)은 방송에서 젊은 가수를 청하면서 쓰는 표현인데 다양한 연령의 시청자 앞에서 젊은 가수를 높이는 것은 과례이다. ‘000양이 나오시겠습니다’도 과례의 인상을 주므로 ‘나오겠습니다, 맞이하겠습니다’가 무난하다.



3. 높임법과 표준화법의 내용

국어에서는 높임법 관련 문화로 호칭어와 인사말의 문화가 있다. 한국인들 누구나가 이 문제를 까다로워 하므로 국가에서 ‘표준화법’(1992)이란 것을 만들어 계몽할 정도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오랜 토론과 의견 수렴을 통해 공표한 ‘표준화법’의 내용을 보면 크게 호칭어 문제와 인사말의 문제라 하겠다. 그런데 이들 호칭어와 인사말의 경우 그 내용의 바탕에는 인간 상호간의 예절 차원을 넘어서 높임법의 문제가 관여되어 있다.


3.1. 호칭어, 지칭어 문제

언어예절에서 남을 부르는 말(부름말, 호칭어)과 남을 가리키는 말(가리킴말, 지칭어)의 바른 사용도 중요하다. 이들 호칭어와 지칭어의 사용과 높임법이 무관계하다고 보기 쉽지만 바른 지칭어와 호칭어를 사용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윗사람에 대한 높임법의 사용을 의식해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관련되는 것이다. 특히 까다로운 지칭어와 호칭어의 문제가 대개는 상위자에 대한 지칭어와 호칭어의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가령 한국에서 언니나 형, 손위 누이뻘 되는 이에게는 이름을 부를 수 없고 ‘형, 언니, 누나’와 같은 호칭 또는 지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공손 규칙이 있지만 손아래 동생에게는 이름으로 부르거나 가리킬 수 있어 분명한 차이를 보여 준다. 바로 이러한 구별 의식이 ‘손위, 손아래’ 사람이라는 ‘상하 관계 대우’에 따른 기준이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호칭어, 지칭어의 문제도 결국은 높임법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호칭어 관련 현상을 경어법에서 깊이 있게 다룬 것으로는 이익섭(1997:237-249)이 호칭어 문제를 다룬 예가 있다. 이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14개의 유형이 등급화되어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과장님, 김 과장님, 김민호씨, 민호씨, 민호 형, 김과장, 김씨, 김 형, 김 군, 김민호꾼, 민호군, 김민호, 민호, 민호야


따라서 이러한 호칭어를 잘 사용하는 것도 국어 높임법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다음은 흔히 틀리기 쉬운 말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1) 남편에 대해: 다른 사람 앞에서 남편을 ‘그분’이라 높이는 것은 잘못이다. 남편을 부를 때는 ‘여보’가 가장 무난하며 ‘00 아버지, 00 아빠, 영감’도 연령에 따라 가능한데 자녀의 호칭어인 ‘아빠’로 남편을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젊은 부부들이 쓰는 ‘자기’도 바람직한 말은 아니다.

(2) 아내에 대해: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는 ‘여보’가 가장 무난하며 ‘00 엄마, 임자’도 연령에 따라 가능하다. 아내를 ‘마누라’나, 외래어인 ‘와이프’로 부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3) 남편의 동기에 대해: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으로 불러야 하며 아이들이 부르는 ‘큰아버지, 큰아빠’는 바른말이 아니다. 시동생에 대해서는 미혼이면 ‘도련님’으로 하고, 혼인 후에는 ‘서방님’으로 해야 한다. 시동생을 아이가 부르는 것에 기대어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손아래 시누이는 미혼 때나 혼인 후나 ‘아가씨, 아기씨’로 해야 한다. 손위 시누이는 ‘형님’으로 부른다. 시누이들의 남편은 원래 내외하는 관계라서 호칭어가 없으나 현대에 와서는 호칭이 필요해져 ‘아주버님, 서방님, 00동 서방님’으로 부르면 된다.      

(4) 남성이 남동생의 아내에 대해: ‘제수씨, 계수씨’로 부른다. 자녀에게는 ‘작은어머니, 숙모’로 지칭한다.

(5) 여성이 남동생의 아내에 대해: ‘올케’라고 해야 하며 ‘00 엄마’라고 하는 것은 타인을 부르는 것 같으므로 삼가야 한다.

(6) 누나의 남편에 대해: ‘매부, 매형, 자형’으로 부른다. ‘자형’은 남부 지방에서 많이 썼으나 중부에서도 쓰이게 되어 표준화법에서 허용했다. 여동생의 남편은 ‘매부, 0 서방’식으로 한다. 여동생의 남편은 ‘매제’도 일부에서만 쓰여 아직 표준화법에서는 허용하지 않았다.

(7) 누나의 시어머니나 남동생의 장인에 대해: ‘사장(査丈)어른’이라 하며 ‘며느리’나 ‘사위’의 어머니는 ‘사부인(査夫人)’이라 한다. 남동생의 장인을 ‘사돈어른’이라 함은 잘못이다. ‘사돈어른’은 항렬이 같은 남자 사돈을 부르는 말이다. 한편 ‘사위’의 누나를 ‘사부인’으로 함도 잘못이며 사위 누나의 나이에 따라 ‘사돈, 사돈아가씨, 사돈처녀’를 써야 한다.


3.2. 인사말의 예절

인사말의 경우도 그 취지가 인간 상호간의 예절 문제이고 높임법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 상하간, 동료간 등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친교적 언어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른 인사말의 선택도 상위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높임법과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 즉 상위자에 대해서는 인사말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아침 인사로는 하위자라면 상위자에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또는 ‘진지 잡수셨습니까?’로, 밤 인사로는 ‘안녕히 주무십시오’라고 하면 된다. 그러나 요즘 일부 신세대처럼 ‘Good Morning’의 번역어인 ‘좋은 아침’을 쓰는 것은 좋지 않으며 더욱이 상위자에게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무례라 할 수 있다.

작별의 인사말도 ‘안녕히 계십시오’나 ‘다음에 뵙겠습니다’가 무난한데 윗사람에게 ‘수고하십시오’로 하면 잘못이다. ‘수고’라는 말이 ‘受苦’라는 불교적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생을 받는다는 뜻으로 보는 어원 해석이 있으므로 ‘수고하세요’는 ‘고생하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높임법 관련 어휘 표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경우가 된다.

그런데 ‘수고하세요’의 경우 젊은 세대들이 줄기차게 쓰고 있다는 현실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나이든 세대들 중에는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을 쓰는 젊은이들을 몰상식한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부 노세대에서나 그러한 경향이고 현실은 그 표현이 워낙 일반화되어 있다는 현실이 중요한 것이다. 즉 젊은 세대들은 몰상식해서가 아니라 그 표현을 진정으로 작별의 인사 표현으로 언어의 친교적 기능(phatic function)을 위해 선택하여서 관습화하여 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 표현을 금한다면 그런 경우 ‘수고하세요’를 쓰지 말고 ‘안녕히 계세요’라고 쓰는 것이 거의 유일한 작별의 인사법이라 하겠다. 그런데 한창 일을 열심히 하는 상위자에게 젊은 사람이 떠나면서 송구함의 뜻으로 ‘수고하세요’를 쓰는 것이라고 젊은이들은 답하므로 굳이 어원 의식에 묶여 잘못된 표현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겠다. 언어란 변하는 것이 법칙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새해 인사의 경우 세배를 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세배 자체가 인사이므로 공손히 절만 하고 앉은 후 어른의 덕담을 들은 뒤에 ‘올해도 여행 많이 하세요’와 같은 기원을 담은 인사말을 하면 된다. 이 역시 상위자에 대한 세배 예절의 하나인데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절하고 나서 말을 하기보다는 먼저 인사말을 하고 나서 절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문상 가서의 예의에 맞는 인사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윗사람에 대한 예의이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말을 한다면 ‘얼마나 슬프십니까’,‘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도로 함이 좋다. ‘호상입니다’라고 함은 문상객끼리는 되지만 상주에게는 삼가야 한다고 한다. 잘 돌아가셨다는 표현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자에는 정년 퇴임의 축하도 많은데 이런 경우도 ‘정년을 축하합니다’라고 하면 당사자에게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고 ‘근축(謹祝), 송공(頌功), (그 동안의) 공적을 기립니다’ 등을 쓰는 것이 상대를 바르게 높여 예우하는 것이다. 이 역시 표현에따른 선택과 높임법이 상관 관계에 있음을 보여 주는 예라 하겠다.

 

언어 예절

허 철 구 (국립국어연구원)

1. 언어 예절의 중요성

  예의바른 언어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바르고 공손한 말을 쓰는 사람은 품위 있게 보인다. 반면에 예의바른 언어를 쓰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 호감을 얻기 어렵고 사람됨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어렵다.
  언어 예절의 기본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처지를 배려하면서 말하는 것이다. 흔히 상대방을 전혀 생각지 않고 함부로 말하여 듣는 사람을 매우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공공 장소에서는 조용히 말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절인데도 그것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도 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거침없고 활달한 성격쯤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풍조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것도 현실인 듯싶다.
  언어 예절에는 명심할 내용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도 밝고 부드럽게 말하고 발음은 똑똑하게 하여야 한다. 퉁명스럽게 말하거나 잘 알아듣지도 못하게 중얼거리듯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말할 때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말하는 태도가 공손하지 못하다면 상대방이 기분좋게 여길 리가 없다. 불손한 자세나 심술궂은 표정으로 말한다면 듣는 사람은 무척 불편하게 느낄 것이다.
  말도 좋은 말을 잘 골라써야 한다. 한 예로 쉽고 고운 우리말을 두고 굳이 일본어 등 불필요한 외래어.외국어들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비속어, 은어, 유행어를 삼가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마 다음과 같은 말들은 그리 예의바른 말은 아닐 것이다.

    "어머님, 애가 뗑깡부리면 좀 혼내 주세요."
    "아이고, 우리 사장님은 정말 무데뽀예요."
    "선생님, 이빨이 아프세요?"
    "언니, 이거 짜가잖아?"
    "엄마 때문에 학교에서 쪽팔려서 혼났어."
    "어때요? 한 커피 하실래요?"

    한편, 언어 예절이란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말은 잘 하면서도 글이 엉망인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바른 문장으로 제 의사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를 글을 읽는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해 보라. 하다 못해 편지 겉봉 하나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조심하고 가려서 언어 생활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예절바른 언어 생활을 하고자 마음먹어도 현실에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때가 많다.


2. 호칭어와 지칭어

    상대방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살아가면서 적어도 몇 번씩은 부닥치는 문제이다. 부르는 말에는 직접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어와 그 사람을 다른 이에게 가리켜 말하는 지칭어가 있다. 누군가를 부르는 말은 그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반영하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 부르는 말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것도 있다. 일례로 시누이의 남편은 여러모로 어려운 사이인데 그 호칭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지칭어는, 예를 들어 자녀에게 시동생을 가리켜 말할 때 "삼촌 어디 가셨니?"처럼 자녀가 부르는 대로 말하면 되는 것처럼, 대체로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 말하거나 관계말로 가리키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호칭어보다 어려움이 덜한 듯 느껴진다. 그러나 지칭어 역시 어려운 경우가 많고 듣는 이나 당사자에 대한 예절의 중요성도 호칭어에 비해 조금도 덜하지 않다.

가. 가정에서

부모

【사례 1】"여보, 저희 친정 엄마는요, 일일연속극이 그렇게 재미있으시대요."

【사례 2】출연자: "아빠가 무어무어라고 하세요."

               사회자 : "가만, 지금 아빠는 남편을 말씀하시는 거죠?"

               출연자 : "아니요, 저의 아빠요."

               사회자 : "예, 요즘 하도 남편을 아빠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요."

               출연자 : "죄송합니다. 이제 시집갔으니까 아버님이라고 해야 하는데......."

                                                                                  - 어느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

【사례 3】"사장님, 오는 토요일이 선친의 고희 잔치여서 고향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부모를 가리키는 말은 '어머니, 아버지'이다. 어릴 때는 '엄마, 아빠'라고 할 수 있으나 장성해서는 그와 같이 말해서는 안된다(사례1).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살아 계신 부모를 가리켜 말할 때 "저의 아버님이 ..., 저의 어머님이 ..."처럼 '님'자를 붙여 말하기도 한다(사례2). 이것은 잘못이다. 자신의 가족을 남에게 높여 말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것이다. '아버님, 어머님'은 남의 부모를 높여 말하거나 자신의 돌아가신 부모에 대해서 쓰는 말이다.
    과거에는 한자어로 된 말을 많이 사용하였다. '가친(家親)'은 살아계신 아버지, '선친(先親)'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살아계신 어머니는 '자친(慈親)', 돌아가신 어머니는 '선비(先 )'라고 한다. 이 한자어 호칭어는 현대에서 많이 사라져서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때로는 살아계신 아버지를 '선친'이라고 하기도 하고, 남의 아버지를 '선친'이라고도 하는 등 잘못 쓰기도 한다(사례3). 또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로 '자당(慈堂)'이란 말도 있는데, 이 말 역시 자기 어머니에 대해서 쓰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거에는 조부모에게 말할 때는 부모를 낮추어 '아비, 어미'라고 하였으나 현대에는 맞지 않으므로 그냥 '아버지, 어머니'라고 한다. 언어 예절은 그 시대의 감각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사례】"우리 김 장군이 이 약을 좋다고 먹으래."

    자녀는 당연히 이름을 부른다. 결혼해서도 이름을 부를 수 있지만 'OO아비(아범), OO어미(어멈)'처럼 아이 이름을 넣어 부를 수 있다. 때로 '군수'니 '박사' 등 아들의 직함이나 학위로 부르기도 하나 남에게 말할 때 조심하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당상관(정3품 이상)의 아들은 직함을 부르기도 하였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만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자칫 남에게 자랑하는 느낌이 들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삼가는 게 좋다.

시부모

【사례】김경숙 씨는 시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사시는 시아버지께 친밀히 대해 드리고 싶어 "아버지, 오늘 계모임 가세요?"처럼 '아버님' 대신 '아버지'라고 부른다. 가끔 잘못이라고 일러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시아버지를 부르는 말은 '아버님'이다. 요즘 시아버지를 친밀하게 여겨 '아버지'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도 시아버지는 예를 갖추어 대해야 할 어려운 대상이므로 '아버님'으로 불러야 한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부엌 등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대화하는 시간도 더 많아 시아버지보다 친근한 대상이므로 '어머님'뿐만 아니라 '어머니'라고 해도 된다.
    시조부모에게 시부모를 가리켜 말할 때는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하되, '아버지, 어머니'라고 다소 낮추어 말해도 된다. 그러나 과거의 예법처럼 '아비, 어미'라고까지 하지는 않는다.

며느리

【사례】이명자 씨는 시어머니가 평소에는 '아가' 하고 부르시다가도 가끔 언짢으실 때면 "얘가 왜 이러니, 우유도 제대로 못 먹여?"처럼 '얘'라고 불러 자존심이 상한다.

    며느리를 부르는 말은 '아가, 새아가, OO어미(어멈), 얘'이다. 그런데 '얘'는 친근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칫 불쾌감을 줄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편 며느리를 부모와 배우자에게 가리켜 말할 때는 '며늘애, 새아가, OO어미(어멈)'라고 하거나, 아들 이름을 넣어 ' OO댁, OO처'라고 할 수 있다. '며느리'라는 말은 남의 며느리인 듯한 느낌도 있고 어른 앞에서는 낮추어야 하므로 쓰지 않는다. 그래서 다소 낮추어 부르는 말로 '며늘애'라고 하는 것이다. 사돈에게도 '며늘애, OO어미'처럼 가리킨다. 그러나 타인에게는 그렇게까지 낮출 필요가 없고, 또 '며느리'가 높이는 말도 아니므로 '우리 며느리가 ...'처럼 말한다.

처부모

【사례 1】이경수 씨는 '장인어른'이라는 말은 왠지 거부감이 들어 절대로 안 쓴다. 내심 그는 자기가 쓰고 있는 '아버님'이라는 호칭도 불만이다. 이왕이면 "아버지, 바둑 한 수 어떠세요?"처럼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훨씬 친근해서 낫겠다는 생각이다.

【사례 2】박영희 씨는 남편이 친정 부모를 가리켜 "당신 아버지 어머니는 ..."이라고 말해서 섭섭했다. 남편이 자기 부모에게 거리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장인은 '장인 어른, 아버님'이라고 부른다. 장모는 '장모님, 어머님'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처부모를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처부모도 자신의 부모처럼 친근하게 느끼고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풍조가 널리 퍼져 이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라고까지 부르는 것은 옳지 못하다(사례1).
    한편 '빙장 어른, 빙모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남의 처부모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또 배우자에게 '당신 아버지, 당신 어머니' 등으로 말하는 것은 마치 남을 가리켜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삼가야 한다(사례2).

사위

【사례】"경수야, 이번에 승진했다며? 대견하네." 이경수 씨의 장인은 사위를 부를 때 늘 이름을 부른다.

사위는 ' 서방, 여보게'라고 부른다. 때로 사위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남편

【사례 1】"아빠, 일찍 들어오세요." 최 대리가 출근길마다 듣는 이 말은 딸이 하는 말이 아니라 아내가 하는 말이다.

【사례 2】"(시부모에게) 경수 씨가요, 이번에 봉급이 깎였어요." 아직 신혼이라 아이가 없는 박영희 씨는 시부모에게 말할 때 남편의 이름을 부른다. 어떤 사람은 '걔'라고 불러야 한다고도 하지만 도저히 그럴 수는 없어 이름을 부르는 실정이다.

남편은 '여보'라고 부른다. '여보'는 20세기 초.중반에도 그리 보편적이지 않았을 만큼 부부간의 호칭어로 정착된 것은 의외로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보편적인 호칭어가 되었다. 신혼 초에는 '여보'라고 부르기 어색할 수 있으므로 'OO 씨, 여봐요'라고 쓸 수 있다. '여봐요'는 '여보'로 넘어가기 전단계의 호칭이라 할 수 있다. 남편에 대한 호칭어는 참 다양한데 대부분 바람직하지 않다. 흔히 쓰는 말로 '자기, 오빠, 아저씨' 등은 호칭어로든 지칭어로든 안 쓰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빠'는 자신의 친정 아버지를 부르는 것인지 남편을 부르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일본식 어법으로 알려진 말이다. 이 말은 절대로 써서는 안된다(사례1).
    한편 신혼초라 할지라도 시부모 앞에서 남편을 가리킬 때 'OO 씨'라고 이름을 불러서는 안된다(사례2). 어떤 지방에서는 '걔'라고 낮추어 불러야 한다고까지 하나 이것도 별로 공감할 수 없다. 아이가 있으면 '아비, 아범'이라고 하면 되고, 아이가 없을 경우 '이이, 그이, 저이'로 부르면 된다.

아내

【사례 1】 "자기야, 밥 줘."

【사례 2】 "우리 와이프는 말이야, 아직도 날보고 오빠라고 해."

【사례 3】 "어머니, 집사람이 며칠 친정에 좀 갔으면 하는데요."

    아내를 부르는 말은 '여보, OO씨, 여봐요'이다. 적지 않은 경우 ' OO야, 야, 이봐' 등 아내를 낮추어 부르는데 이는 좋지 않다. 또 '자기'로 부르거나 '와이프'로 가리키기도 하는데, 역시 써서는 안될 말이다(사례1, 2).
부모에게 아내를 가리켜 말할 때는 ' OO어미(어멈)'이라고 하고, 아이가 없으면 '이 사람, 그 사람, 저 사람'으로 쓴다. 부모 앞에서는 아내를 낮추어야 하므로 ' OO엄마'라고 하지는 않으며 '집사람, 안사람, 처'라고 하지도 않는다(사례3). 그렇다고 '걔, OO[이름]'라고까지 낮추어서도 안된다.
    그러나 처부모에게는 아내를 낮출 필요가 없어 ' OO어미(어멈), 그 사람'뿐만 아니라 'OO 엄마, 집사람, 안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 항렬들에게는 ' OO엄마, 집사람, 안사람'으로 가리키고, 특히 손위인 경우 '처'라는 말도 쓸 수 있다. 잘 모르는 타인에게는 '집사람, 안사람, 아내, 처'라고 한다.

형과 그 아내

    형은 '형(님)'으로 부른다. 형의 아내는 '아주머님, 형수님'이라고 부른다.

남동생과 그 아내(남자의 경우)

    남동생은 ' OO[이름], 아우, 동생'으로 부른다. 성년이 되어 혼인을 하면 이름 부르는 것은 삼가고 대우를 해 주는 것이 전통적인 예의였다. 그 아내는 '제수씨(弟嫂氏), 계수씨(季嫂氏)'라고 부른다.

누나와 그 남편

    누나를 부르는 말은 '누나, 누님'이다. 그 남편은 '매부, 매형, 자형'이라 부른다. '매부'는 여동생의 남편도 가리키는 말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妹'가 손아래누이를 가리키는 말이므로 누나의 남편에 대해 '매부, 매형'이라 할 수 없고 '자형(姉兄)'으로 써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써온 말은 '매부, 매형'이고 오히려 '자형'은 쓰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 '자형'이 많은 세력을 얻었으므로 현실을 인정하여 표준으로 삼은 것이다.

【참고】전통적으로 남의 누이를 높여 부르는 말은 손위 손아래 구분없이 '매씨(妹氏)'이다. 형수를 가리키는 '嫂'는 '제수(弟嫂), 계수(季嫂)'에도 쓰인다. 따라서 단순히 한자의 뜻에 얽매여 '매부, 매형'이 잘못된 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여동생과 그 남편(남자의 경우)

    여동생은 ' OO[이름], 동생'으로 부른다. 그 남편은 '매부, 서방'으로 부른다.

오빠와 그 아내

    오빠를 부르는 말은 '오빠, 오라버니(님)'이다. 그 아내를 부르는 말은 '(새)언니'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적어도 그렇게 부른다.

남동생과 그 아내(여자의 경우)

    남동생을 부르는 말은 ' OO[이름], 동생'이다. 그 아내는 '올케'라고 부른다.

언니와 그 남편

    언니를 부르는 말은 '언니'이다. 그 남편은 '형부'라고 부른다.

여동생과 그 남편(여자의 경우)

    여동생은 ' OO[이름], 동생'으로 부른다. 그 남편은 ' 서방(님)'으로 부른다. 나이가 더 많을 경우 '서방'이라 할 수 없으므로 '서방님'이라고 높여 부르는 것이다. 한편 일부 지방에서 '제부(弟夫)'라는 말을 호칭어 및 지칭어로 쓰나 이는 바른 말이 아니다. ' 서방'이라고 지칭해서 상대방이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동생의 남편'으로 가리키면 된다.

남편의 형과 그 배우자

【사례】김경숙 씨는 손위 동서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저를 '형님'으로 부르라고 해서 기분이 안 좋다.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으로 부른다. 그 아내는 '형님'으로 부른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려도 그렇게 불러야 하며 존대말을 써야 한다. 여자의 서열은 시댁의 남편들의 서열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남편의 아우와 그 배우자

【사례 1】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시동생을 삼촌이라 부르고 시누이를 고모로 호칭하는 대사를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삼촌과 고모는 어떻게 부르는지 참으로 궁금하더군요.

【사례 2】 이명자 씨는 손위 동서가 나이가 어리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도록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부르고 존대를 해 주었다. 그런데 정말 화나는 것은 그 손위 동서가 자기에게 하대까지 하려 든다는 점이다.

    남편의 아우는 미혼인 경우 '도련님'으로 부르고, 기혼인 경우 '서방님'으로 부른다. 아우가 여럿일 때는 ' 째 도련님, 째 서방님'처럼 부를 수 있다. 그 아내는 '동서'라고 부른다.
    한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이에게 기대어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 전통적인 직접 호칭어가 있을 경우 '삼촌, 고모, 큰엄마, ...' 등의 간접 호칭어를 써서는 안된다(사례1).
    또 아랫동서가 나이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상대방이 아무리 자신을 '형님'으로 부르고 존대해 주더라도 자신도 아랫동서에게 '동서'라고 부르고 존대말을 하여야지 하대해서는 안된다(사례2).

남편의 누나와 그 배우자

【사례】박영희 씨는 손위 시누이의 남편을 만날 때마다 답답하다. 도대체 무어라 불러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쪽은 "처남댁, 처남댁" 하면서 말도 잘 거는데 말이다.

    남편의 누나는 '형님'으로 부른다. 그 남편, 곧 시누이의 남편은 '아주버님, 서방님'으로 부른다. 원래 시누이의 남편은 내외하는 관계여서 그 부르는 말도 없었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서로 만날 일도 많아 호칭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주버님'은 여러 지방에서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쓰일 뿐만 아니라, 남편의 형을 가리키는 말과 같으므로 손위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적당하여 표준으로 삼은 것이다. '서방님' 역시 일부 사대부집에서 '운니동 서방님, 김 서방님'처럼 시누이의 남편을 가리켜 쓰던 말로서 표준으로 인정된 것이다.

남편의 누이동생과 그 배우자

【사례】주부 이혜미 씨는 아직도 남편의 여동생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늘 난감하다. 이제 갓 10살이 된 아이에게 '아가씨'라고 하자니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남편의 누이동생은 '아가씨, 아기씨'라고 부른다. 당사자가 어리거나 결혼을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 배우자(손아래 시누이의 남편)는 '서방님'으로 부른다. '서방님'은 손위 시누이와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을 두루 가리키는 말인 것이다.

아내의 남자 동기와 그 배우자

【사례】이경수 씨는 어디선가 들은 대로 손위 처남의 부인을 '처남의 댁'이라고 불렀다가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그렇다고 ' OO엄마'라고 하자니 이상하고 .......

    아내의 오빠를 부르는 말은 '형님, 처남'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라 부르고, 나이가 적으면 '처남'이라 부른다. 아내의 남동생을 가리키는 말은 '처남'이다. 나이가 아주 어리면 이름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손아래 처남의 나이가 자기보다 많다고 해서 '형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아내의 오빠의 아내(손위 처남의 댁)를 호칭하는 말은 '아주머니'이다. 당사자 외 남에게 가리켜 말할 때는 '처남의 댁' 등으로 한다. 아내의 남동생의 아내(손아래 처남의 댁)을 호칭하는 말은 '처남의 댁'이다.
    처남의 댁은 시누이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호칭어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시속이 변하면서 호칭어가 필요하게 되었다. '∼댁' 하는 것은 '충주댁, 안성댁' 하듯이 다소 낮추는 느낌이 있어 '처남의 댁'이라는 호칭어가 손위 처남의 부인에게는 적당치 않다. 그래서 일부 지방에서 쓰는 '아주머니'를 표준으로 정한 것이다. 다만 '아주머니'는 숙모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므로 당사자 외 남에게 가리킬 때는 적당치 않다. 따라서 지칭할 때는 '처남의 댁'으로 한다.

아내의 여자 동기와 그 배우자

【사례】김 이장댁 둘째 사위 명시훈 씨는 윗동서보다 나이가 두 살이나 많다. 그런데도 윗동서는 "명 서방, 명 서방" 하고 부르면서 저를 '형님'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내의 언니는 '처형'이라 부른다. 아내의 여동생은 '처제'라 부른다.
아내 언니의 남편, 곧 손위 동서는 '형님'이라 부른다. 다만 자기보다 나이가 적을 경우에는 '형님'이라 하지 않고 '동서'라고 한다. 남자들의 서열에서 아무리 손위라 할지라도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면 '형님'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다. 아내 여동생의 남편, 곧 손아래 동서는 '동서, 서방'이라고 부른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면 '동서'라고 한다. 나이가 많더라도 서열상 손아래이므로 '형님'이라고 하지도 않고, 또 손아래이긴 해도 나이가 많으므로 ' 서방'처럼 낮추어 말해서도 안된다.

【참고】남자들의 서열에서 '형님'으로 부르는 경우는 상대방이 (1) 손위이면서 (2) 나이가 많을 때에 한한다.

숙질 사이

    아버지의 형은 '큰아버지'라고 부른다. 지방에 따라서 맏형만 '큰아버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형은 모두 '큰아버지'라고 한다. 한자어로 '백부(伯父)'[아버지의 맏형만]라고도 하나 지칭어로는 가능하나 호칭어로는 적당치 않다. 아버지 형의 아내는 '큰어머니'라고 한다.
    아버지의 남동생은 결혼하기 전에는 '삼촌, 아저씨'라고 부르고, 결혼한 뒤에는 '작은아버지'라고 부른다. '삼촌'은 촌수이므로 호칭어나 지칭어로 적당치 않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삼촌숙(三寸叔)'의 준말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
    나이가 뒤바뀐 숙질간에도 호칭어와 지칭어는 마찬가지이다. 경어법상으로는 어렸을 때에는 서로 말을 놓고 지내지만, 성년이 되어서는 조카가 아저씨보다 다섯 살 이상이면 서로 존대하고, 다섯 살 미만이면 항렬을 따라서 조카가 아저씨에게 존대를 해야 한다. 장조카인 경우에는 예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버지의 누이는 '고모, 아주머니'라고 부르고 그 배우자는 '고모부, 아저씨'라고 부른다. 어머니의 자매는 '이모, 아주머니'라고 하고 그 배우자는 '이모부, 아저씨'라고 한다.
어머니의 남자 형제는 '외삼촌, 아저씨'라고 부르고 그 배우자는 '외숙모, 아주머니'라고 한다. 자신의 외삼촌을 자녀들에게 지칭할 때 (아버지의 외가는 진외가(陳外家)이므로) '진외종조부(님)'이라고 하거나, 자녀의 편에 서서 '진외할아버지'라고 한다. 곧 '진외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외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외삼촌 모두 가리키는 말이 된다.
    조카나 조카딸은 어릴 때는 이름을 부르고 장성하면 '조카' 또는 'OO 아비(아범),OO 어미(어멈)'로 쓴다. 다만 시댁의 조카는 나이가 더 많을 경우 '조카님'이라고 해야 한다.
    조카의 아내는 며느리 부르듯 '아가, 새아가, OO 어미, OO 어멈'으로 부르고 조카사위도 사위 부르듯 ' 서방,OO 아범,OO 아비'로 부른다

사돈 사이

    【같은 항렬】밭사돈이 밭사돈을 부르는 경우 '사돈 어른' 또는 '사돈'이라고 하고, 안사돈을 부르는 경우 '사부인'이라고 한다. 안사돈이 안사돈을 부르는 경우 '안사돈'이라고 하고, 밭사돈을 부르는 경우는 '사돈 어른'이라고 한다. 형수나 올케 등의 동기 및 그 배우자를 부를 경우, 남자는 '사돈, 사돈 도령, 사돈 총각'으로, 여자는 '사돈, 사돈 처녀, 사돈 아가씨' 등으로 부른다.

    【위 항렬】며느리 사위의 조부모를 부르는 말은 '사장(査丈) 어른'이다. 할머니를 구별하여 '안사장 어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조부모보다 한 항렬 높으면 '노사장 어른'이라고 한다.

    【아래 항렬】며느리 사위의 동기와 그 배우자, 조카 등 아래 항렬의 사람을 부를 경우, 남자는 '사돈, 사돈 도령, 사돈 총각'으로, 여자는 '사돈, 사돈 처녀, 사돈 아가씨' 등으로 부른다.

나. 직장과 사회에서

직장 사람들

    직함이 없는 동료끼리는 남녀 불문하고 'OOO 씨' 하고 부르면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름만으로 ' OO씨'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직장 내에서 'OO 야'처럼 이름을 부르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방이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이름을 부르기 미안하므로 ' 선배(님)'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직장이 만일 학교나 연구원 등이라면 '선생님' 또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어가 직장의 분위기에 어울려 무난하다.
    이밖에 남자 직원이 남자 직원을 부를 경우 ' 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냥 '형' 하거나 '() OO 형' 하는 것은 앞서 'OO 야'처럼 지나치게 사적인 느낌을 주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때로 여직원이 남자 직원을 ' 형'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역시 정형화된 호칭어는 아니다. 여직원이 여직원을 부를 경우는 '언니' 나 ' OO언니'라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의 경우는 '형' 또는 'OO 형' 하는 것이 사적인 느낌을 주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이러한 호칭어가 굳어졌고 따라서 직장이라할지라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오히려 ' 언니' 하는 것은 잘못된 호칭어이며 '미스 언니'처럼 부르는 것도 좋지 않다. 한편 '미스터 '이나 '미스 '은 어느 경우에나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호칭어에서 이러한 외래어 표현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직함이 없는 선배나 나이 많은 동료를 부를 경우 'OOO 씨'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꼭 '님'자를 붙여 '선배님, 선생님, 선생님, OOO선배님'처럼 부른다. 나이 지긋한 여사원은 ' 여사, OOO여사'로 부를 수 있다.
    상사가 직함이 없는 아랫사람을 부를 경우 ' OOO씨'를 쓰고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 선생(님), OOO 선생(님)'으로 부른다. 나이가 아주 어린 직원은 ' 군', ' 양'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직장에서 ' OO야' 또는 ' 씨'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나이가 어려도 직장인으로서 대우해 줄 필요가 있고, 또 오늘날 이름 없이 ' 씨' 하는 것도 과거와 달리 높이는 뜻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타인

    친구의 아내는 '아주머니, () OO 씨, OO 어머니, 부인, 여사, 과장(님)[직함이 있는 경우]' 등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쓸 수 있다. 흔히 '제수씨, 계수씨' 등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해당 친구에게 지칭할 때에는 '(자네) (합)부인', 'OO 어머니'로 한다. 사람에 따라서 '자네 와이프는 ...'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절대로 삼갈 일이다.
    친구의 남편은 친밀도에 따라 '()OO 씨'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아이 이름을 넣어 'OO 아버지'라고 하면 된다. 또 직장의 직함에 따라 '() 과장님'이라고 하거나 '() 선생님' 등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골라 쓸 수 있다.
    남편의 친구도 친구의 남편에 준하여 부르면 된다. 아내의 친구 역시 친밀도에 따라 '()OO 씨'라고 하거나 아이의 이름을 넣어 'OO 어머니'라고 하면 된다. '아주머니'도 좋은 호칭어이며 상황에 따라 ' 선생(님)'이나 ' 여사'라고 할 수도 있다. 또 직함이 있다면 ' 과장(님)' 등으로 불러 무난하다.
    직장 상사의 아내는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원래 스승의 부인을 부르는 말이었으나 오늘날 윗사람의 부인을 부르는 말로 널리 쓰여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또 '아주머니(님)'도 직장 상사의 아내를 부르는 말로 적절한 말이다.
직장 상사의 남편은 '() 선생님'이나 '(OOO) 선생님'으로 부르면 된다. 직함이 있으면 '선생님' 대신 '과장님' 등의 직함을 넣어 부르면 된다. 해당 상사에게 지칭할 경우에는 '바깥 어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바깥 양반'은 동료 및 아랫사람의 남편을 가리키거나 자신의 남편을 겸손하게 가리키는 말이므로 윗사람의 남편에 대해서는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장 동료 및 아랫사람의 아내는 '아주머니(님)'이나 '부인'으로 부르고 지칭한다. 해당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아주머니(님)'이나 (자네) (합)부인'이라고 지칭한다.
직장 동료 및 아랫사람의 남편은 직장 상사의 남편을 부르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 선생님'이나 '(OOO) 선생님'으로 부르면 된다. 직함이 있으면 '선생님' 대신 '과장님' 등의 직함을 넣어 부른다. 해당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부군' 또는 '바깥 양반'으로 지칭한다.
    식당 등 영업소의 종업원을 부를 경우 남자 종업원은 '아저씨, 젊은이, 총각'이라고 하고, 여자 종업원은 '아주머니, 아가씨'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경우나 일반적으로 '여보세요'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아줌마'는 높이는 느낌이 들지 않으므로 아주 친근한 사이가 아니면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연세가 드신 분들이 나이 어린 여종업원을 '언니'라고 하거나, '어이, 이봐' 등 함부로 부르는 것도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다.
    식당, 은행, 관공서 등에서 손님을 부르는 말은 '손님'이다. 반대로 은행 창구, 관공서 민원실 등의 직원을 부르는 말은 'OOO 씨, (김) 과장(님), 선생(님)' 등으로 부른다. 이름이나 직함을 모를 경우 '여보세요'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가리킬 때 대표적인 예로 부모님의 친구에게 자신을 밝히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저희 아버지가 [姓] 자 쓰십니다', '저희 아버지 함자가 [姓] 자입니다', ' OOO씨(부장(님))의 아들입니다'와 같이 말한다. 이 경우 흔히 성(姓)에도 '자'자를 붙여 ' 자'와 같이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3. 경어법

    우리말은 다른 어떤 말보다도 경어법이 잘 발달된 언어이다. 우리말의 경어법에는 "아버지가 저기 나오시는구나"처럼 말하는 내용의 주체를 높이는 존경법과 "선생님, 제가 다녀오겠습니다"처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공손법이 있다.

가. 가정에서

    올바른 경어법을 위해서 어휘를 잘 선택해서 쓸 줄 알아야 한다. 용언(동사 형용사)이 여러 개 함께 나타날 경우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용언에 '-시-'를 쓴다. 용언마다 '-시-'를 넣는 것이 더 높이는 말이라고 생각하여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옳지 않다. 지나친 존대는 도리어 예의가 아니고 모든 용언에 '-시-'를 넣는 것이 항상 자연스럽지도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오셨다가 가셨다"는 자연스러운 반면 "할머니가 책을 읽으시고 계시다"는 어색하며 '읽고 계시다'라고 해야 한다.

【사례】초등학생인 딸아이가 학교에서 오더니 "나 오늘 선생님께 야단맞았어"라고 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들었는데 어딘가 어감이 좀 좋지 않았다.

    존대말을 잘 가려 쓰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흔히 "아버지한테 야단을 맞았다"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야단'은 어른에 대해서는 쓸 수 없는 말이다. "아버지한테 걱정(꾸중, 꾸지람)을 들었다"처럼 말해야 한다. '생일/생신, 밥/진지, 나이/연세, 이빨/이/치아, 술/약주, 집/댁, 병/병환, 나/저, 아프다/편찮다, 먹다/잡숫다, 있다/계시다, 자다/주무시다, 묻다/여쭙다, 말하다/아뢰다(말씀드리다), 주다/드리다, 만나다/뵙다' 등은 특히 아이들이 잘 익혀 쓰도록 어릴 적부터 가르쳐야 할 말들이다.
    존칭의 조사 '께서', '께'는 대화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용언의 '-시-'로도 충분히 높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어에서는 '께서', '께' 등과 같은 조사보다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처럼 '이/가', '한테' 등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러나 깍듯이 존대해야 할 사람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께서'나 '께' 등으로 높여야 한다.

【사례】회사에서 행사가 있는데 식순 소개 중 "다음은 사장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쓰는 것 또한 잘못이다. "아버님은 9층에 볼일이 계시다"는 옳지 않고 "볼일이 있으시다"가 옳다. '말씀'도 마찬가지다.
    또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꼭 한 가지씩 저에게 여쭈어 봐요"처럼 자신에게 물어본 것을 아랫사람이 물었다고 해서 '여쭙다'를 쓰는 것도 잘못 쓰는 예 가운데 하나이다.
    "제가 했어요", "그러셨어요?" 등과 같은 '해요'체의 말도 잘 가려 써야 한다. 이 '해요'체는 가정에서는 분위기나 화제에 따라 적절히 쓸 수 있는 친밀한 표현으로는 쓸 수 있다. 그러나 깍듯이 존대를 해야 할 사람에게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선생님에게 말할 때 "제가 했어요"보다는 "제가 했습니다"처럼 말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 한편 '고맙습니다'처럼 굳어진 인사말이 있는 경우에도 '고마워요'와 같은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사례】자기보다 윗사람은 언제 어디서든지 높여 말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시조부께 시아버지에 대해서 말씀드릴 때는 낮추어 말하기가 좀 껄끄럽다.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에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처럼 아버지에 대해서는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고 표준 화법이다. 이것은 압존법(壓尊法)이라고 하여 직장에서의 언어 예절(후술 참조)과 다른 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전통도 변하여 조부모에게도 아버지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그리하여 현실을 인정하여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와 같이 '-시-'를 넣어 아버지보다 윗사람에게 아버지를 높여 말하는 것도 표준으로 허용하였다.
    부모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낮추어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전통적인 어법에 어긋난다.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는 언제나 높여, 학교 선생님에게 아버지를 말할 때에도 "저희(우리)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와 같이 하는 것이 바른 말이다.
    남편을 시부모에게 말할 때는 "아범(아비)이 아직 안 들어왔습니다" 또는 "그이가 아버님께 말씀드린다고 했습니다"와 같이 낮추어 말한다. 남편의 형이나 손위 사람에게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동생이나 손아래 친척에게는 "형님은 아직 안 들어오셨어요"처럼 높이는 것이 원칙이고, "형님은 아직 안 들어왔어요"처럼 낮추어 말할 수도 있다.

【사례】한번은 남편 회사의 상사가 전화하였는데 마침 남편이 집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집에 안 계십니다"라고 해야 하는지, "지금 집에 없습니다"라고 해야 하는지 난처했다.

    남편을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신분이 확인되기 전에는 서술어에 '-시-'를 넣어 표현하고, 남편의 친구나 상사라는 것이 확인되면 '-시-'를 넣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방송에 출연했을 때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자기의 남편을 말할 때, 나이 든 사람은 '-시-'를 넣어 말해도 되지만 젊은 사람이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들을 손자, 손녀에게 말할 때에는 "OO 야, 아비(아범) 좀 오라고 해라"보다는 "OO 야, 아버지 좀 오라고 해라"처럼 '아비(아범)'보다는 '아버지'로 가리키고 서술어에 '-시-'를 넣지 않고 말하는 것이 표준이다. 그러나 손자, 손녀에게 아버지는 대우해서 표현해야 할 윗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친다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서술어에 '-시-'를 넣어 "OO 야, 아버지 좀 오시라고 해라"라고 할 수도 있다.

나. 직장에서

존경법

    직장에서 동료, 아랫사람, 윗사람에 관하여 말할 때 서술어에 '-시-'를 넣을 것인지 넣지 않을 것인지는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동료에 관해서 말할 때는 누구에게 말하는가에 관계없이 '-시-'를 넣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과장이 아랫사람에게 말한다면 "박영희 씨, 김 과장 어디 갔어요?" 하고 말한다. 물론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동료를 다른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과장이) 박영희 씨, 김 과장 어디 가셨어요?"와 같이 서술어에 '-시-'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윗사람에게 말할 때는 '-시-'를 넣지 않아야 한다.

【사례】부장님이 나에게 과장님이 어디 가셨는지 물었다. "은행에 갔습니다"라고 해야 할지, "은행에 가셨습니다"라고 해야 할지 곤란했다. 부장님보다 과장님이 아랫사람이니 '-시-'를 넣지 말아야 할 것도 같았으나, 그래도 내 윗사람인 과장님에 대해서 '갔습니다'라고 말하자니 꺼림칙했다.

    윗사람에 관해서 말할 때는 듣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님은 은행에 가셨습니다" 하고 말한다. 가정에서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와 같이 아버지를 높이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곧 가정과 직장의 언어 예절에 차이가 있다. 종종 "(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은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낮추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일본식 어법일 뿐이다.
    아랫사람에 관해 말할 때는 누구에게 말하는가에 관계없이 '-시-'를 넣지 않고 "(과장이) 김영희 씨, 김철수 씨 어디 갔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아랫사람을 그보다 더욱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부장이) 박영희 씨, 김 과장 어디 가셨어요?"처럼 '-시-'를 넣어 말할 수 있다.
    거래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그 말하는 대상이 우리 직장의 평사원이라면 듣고 있는 다른 회사 사람의 직급에 관계없이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시-'를 넣지 않는다. 그러나 직급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같은 직급의 사람이나 그 아래의 사람에게 말할 때 자기보다 직급이 낮더라도 "(부장이 과장을 다른 회사의 과장이나 평사원에게) 김 과장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시-'를 넣는다. 하지만 또 그 사람 직급 이상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부장이 과장을 다른 회사 부장에게) 김 과장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시-'를 넣지 않고 말한다.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을 다른 회사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직급에 관계없이 "(평사원이 과장을 다른 회사 부장에게) 김 과장님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시-'를 넣어 말한다. 그러나 전화로 대화를 할 때는 누가 누구를 누구에게 말하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처의 사람을 거래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대상에 관계없이 존경법의 '-시-'를 넣어 말한다.
    부장이 과장의 아들에게 말하는 경우처럼 직장 동료와 사적인 관계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김 과장(님)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말할 경우라도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윗사람에 관해서 말할 때 듣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선배에게 존대말을 하더라도, 그 선배에 대하여 선생님에게 말할 때는 " 선배가 결석했어요"처럼 낮추어 말해야 한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가정으로 보면 부모와 자녀처럼 한 항렬의 차이가 있으므로 같은 직장인으로 구성된 직장에서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공손법

    비슷한 나이의 동료끼리 말할 때는 "(평사원이) 김철수 씨, 거래처에 전화했어요?", "(과장이) 김 과장, 거래처에 전화했어요?"처럼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료간이라도 상대방의 나이가 위이거나 또는 분위기의 공식성 정도에 따라서 "전화했습니까?"처럼 말할 수도 있다. 윗사람에게 말할 때에도 어느 경우에나 "전화하셨습니까?"처럼 하고,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사장이) 박영희 씨, 거래처에 전화했어요?"처럼 높여 말하는 것이 바람직한 표현이다. 그리고 아랫사람이 어리고 친밀한 사이일 경우에는 "전화했니?"처럼 낮춤말을 할 수 있고, "전화했소?", "전화했나?"도 쓸 수 있다.
    관공서 등의 직원이 손님을 맞을 때도 관공서 등의 직급에 관계없이 "손님, 도장 가지고 오셨습니까?"처럼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손님도 "이제 다 되었습니까?" 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버스 등 우연한 자리에서 연세가 위인 분에게는 "좀 비켜주세요"라는 표현보다는 "제가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비켜주시겠습니까?"처럼 완곡한 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어른이 청소년에게 말할 때도 "좀 지나가도 될까?"처럼 완곡하게 말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이다.

【사례】아들이 "아빠, 식사하세요."라고 말하는데?

    집에서 어른에 관하여 말할 때처럼 직장에서도 '잡수시다'와 같은 높임말이나 '뵙다'와 같은 겸양의 말을 적절히 골라 써야 한다. 다만 집에서는 "할아버지 진지 잡수셨습니까?"처럼 '밥'에 대하여 '진지'를 쓰지만 직장이나 일반 사회에서는 "과장님, 점심 잡수셨습니까?"처럼 '점심'이나 '저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이 때 흔히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과장님이 편찮으셔서 식사도 못 하신대"와 같은 경우가 아니고 직접 맞대어 말할 때는 쓰지 말아야 한다.

4. 인사말

가. 아침, 저녁

    아침에 집에서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로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가 가장 알맞은 말이다. '안녕히' 대신 '잘, 편히, 평안히'를 쓰기도 하는데 '안녕히'보다 높이는 말이 아니므로 웃어른에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아랫사람에게는 "잘 잤니?", "잘 잤어요?"라고 인사한다.
    아침에 동네에서 이웃 어른을 뵈었을 때도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라고 인사한다. 동년배나 손아래 사람이라도 성인일 경우에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인사한다. 손아래 미성년자에게는 "안녕?", "잘 잤니?"와 같이 인사하면 된다.
    직장에 출근해서는 윗사람에게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셨습니까?"를 적절히 골라 쓴다. "안녕하세요?"는 아주 가까운 윗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동료에게는 "안녕하세요?"라고 해도 좋다. 아랫사람에게는 "안녕하세요?", "나왔군" 등을 쓸 수 있다.
    요즘 흔히 "좋은 아침!" 하고 인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어를 직역한 말로 오히려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도 "좋은 아침입니다"는 인사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방송도 집안에서처럼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안녕히 주무십시오"와 같이 인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집안에서도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른들께는 꼭 "안녕히 주무십시오"라고 인사하고 형제들끼리는 "잘 자"라고 인사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나. 만나고 헤어질 때

    집안에서 출입할 때는 어른들께 꼭 인사를 여쭙는 것이 좋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리다", "다녀오마" 따위로 인사하는 것이 좋다. 나갔다가 들어올 때도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소" 따위로 인사한다. 인사를 받는 사람도 적절히 인사하도록 한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어른에게는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정중한 인사이다.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는 윗사람에게 쓰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인사말이다. 거리에서 이웃 사람을 만났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면 된다.

【사례】우리 직장의 사람들 중 먼저 퇴근하면서 윗사람에게 "수고하십시오"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무래도 잘못된 말인 것같다.

    직장에서 먼저 퇴근할 경우 윗사람에게는 "먼저 (나)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로 한다. "먼저 실례합니다"나 "수고하십시오"는 윗사람에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들이 동사무소나 은행 같은 곳에서도 볼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 "수고하십시오", "수고하세요"와 같은 인사말을 쓰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한다. 이 말은 '고생하라'는 말이기 때문에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이다. 볼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인사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말이다.
    버스, 전철, 승강기 같은 탈것에서 아는 사람과 마주친 때에도 역시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한다. 그 사람보다 먼저 내리게 되는 경우에는 "먼저 내리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남아 있는 사람은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인사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안에서나 동네에서나 만난 사람과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다. 전화 예절

전화를 받을 때의 말

    전화기의 벨이 울리면 전화를 받는 쪽이 먼저 말을 해야 하는지 거는 쪽이 먼저 말을 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화를 받는 사람이 먼저 말을 시작한다.
    집에서 전화를 받을 경우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표준이며, "여보세요" 다음에 잠깐 틈을 두고 "안국동입니다", "성산 시영아파트입니다" 등과 같이 지역이나 아파트 이름을 넣어 말하는 것도 좋다.
    "네" 라고만 하는 경우도 많으나, 간결하기는 하지만 거만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쓰지 말도록 해야 한다. 또 "안국동입니다" 하고 바로 지역 이름을 밝히는 것도 좋지 않다. 그러나 "네, 안국동입니다"는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말이고, "네"라고만 하거나 "안국동입니다"만 하는 것보다 부드럽고 친절한 말이므로 쓸 수 있다.
    직장에서 받을 때는 "네, OO주식회사입니다" 하고 받으면 무난하다.
    전화를 바꾸어 줄 때에는 집에서나 직장에서 모두 "(네,) 잠시(잠깐, 조금) 기다려 주십시오. 바꾸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여쭐까요)?"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아는 사람이면 인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이 찾는 사람이 없으면 "지금 안 계십니다.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라고 정중하고 친절하게 답하면 된다. 특히 직장에서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지금 자리에 안 계십니다. 5분 후에 다시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등과 같이 다양하게 말할 수 있는데 간결하고 친절한 말씨여야 한다.
    전화가 잘못 걸려 오면 무의식적으로 불친절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집에서나 직장에서 모두 "아닌데요(아닙니다),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라고 하는 말은 전화도 제대로 못 거느냐는 느낌이 들어 전화 건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아무 말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다.

전화를 걸 때의 말

    집에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이 응답을 하면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기는)OOO 입니다. OOO 씨 계십니까?"와 같이 인사를 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나이 어린 사람의 경우 어른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저는 OO의 친구 OO입니다. OOO 있습니까?"처럼 통화하고 싶은 사람과 어떠한 관계인가를 밝히는 것이 올바른 예의이다. 만약 상대방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OOO 댁입니까?"라고 할 수 있다.
    직장에 걸 때도 집에 걸 때와 같이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기는)OOO 인데요, OOO 씨 좀 바꿔 주시겠습니까?"와 같이 말하면 된다.
통화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는 "말씀 좀 전해주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만(미안합니다만) OOO한테서 전화 왔었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와 같이 말하면 된다.
    전화가 잘못 걸렸을 때는 귀찮은 듯이 전화기를 탁 놓지 말고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라고 예의를 갖춰 정중히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을 때는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만(그만)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인사를 하고 끊는 것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들어가세요"라는 인사도 많이 하지만, 이 말은 명령형이고, 일부 지방 사람들만 주로 쓰며, 상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라. 소개할 때

    중간에서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1) 친소 관계를 따져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소개한다.
    (2) 손아래 사람을 손위 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3)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섞여 있을 때는 (1), (2), (3)의 순서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가다가 젊은 남자 선생님을 만났다. 이 경우 '저의 어머니십니다'처럼 어머니를 선생님에게 먼저 소개하고 '어머니, 우리 선생님이십니다' 하고 소개하여야 한다.

마. 편지 쓰는 법

    편지 쓸 때 주의해야 할 형식적 요건으로 서두, 서명란, 봉투쓰기가 있다. 서두는 '아버님 보(시)옵소서, (OOO) 선생님께 올립니다, OOO 님께[공적인 편지], OOO 선생께,  OO에게, OO보아라, OO주식회사 귀중' 등처럼 쓴다. ' OOO 님'의 '님'은 원래 고유명사 뒤에 붙는 말이 아니지만 널리 쓰이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사례】편지 서명란에 'OO 주식회사 사장 OOO올림'이라고 해야 할지, 'OOO 주식회사 OOO사장 올림'이라고 해야 할지 어렵다.

    서명란은 'OOO 올림, OOO 드림'이 표준이다. 아랫사람에게는 'OOO 씀'이라고 할 수 있다. 집안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성(姓)을 쓰지 않고 'OO 올립니다, OO드림'처럼 쓴다. 참고로 'OO 로부터'라는 것은 외국어의 직역이므로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직함을 넣을 때이다. 예를 들어 'OO 주식회사 사장 OOO올림'이라고 해야지, 'OOO 주식회사 OOO사장 올림'처럼 이름 뒤에 직함을 써서는 안된다. 이것은 남에게 자신을 높이는 것이 된다.
    봉투를 쓸 때는 'OOO +직함+님(께),OOO 좌하,OOO 귀하,OOO 님(에게),OOO 앞, OO주식회사 귀중, OO주식회사 OOO사장님, OO주식회사 OOO귀하' 등처럼 쓴다. 주의할 것은 직함 뒤에 다시 '귀하'나 '좌하' 등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OOO 사장님 귀하'는 바르지 못한 보기이다. 예의가 지나쳐 오히려 비례(非禮)가 된 것이다. 과거에 고향의 부모님께 편지를 보낼 때 부모님의 함자를 쓰기 어려워 자신의 이름 뒤에 '본제입납(本第入納), 본가입납(本家入納)'이라고 쓰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집을 제대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적당치 못하다. 부모님 성함을 쓰고 'OOO 귀하,OOO 좌하'라고 하거나, 집을 찾기 쉬울 때는 자신의 이름을 쓰고 'OOO 의 집'과 같이 쓸 수 있다.

바. 특정한 때 인사말

새해 인사

    새해 인사로 가장 알맞은 것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이다. 상대에 따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등으로 쓸 수 있다. 이 말은 집안, 이웃, 학교 등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인사말이다.
세배할 때는 절하는 것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와 같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공손히 절만 하면 그것으로 인사를 다 한 것이며 어른의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면 된다.
    한편 절하겠다는 뜻으로 어른에게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예의가 아니다. 가만히 서 있다가 어른이 자리에 앉으시면 말없이 그냥 공손히 절을 하는 것이 옳다. 다만 나이 차가 많지 않아 상대방이 절 받기를 사양하면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덕담은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게", "소원 성취하게"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렇게 어른의 덕담이 있은 뒤에 "과세 안녕하십니까?"와 같이 말로 인사를 한다. 이 때 특별히 "만수무강하십시오",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와 같이 건강과 관련된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의도와 달리 상대방에게 '내가 그렇게 늙었나?' 하는 서글픔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등산 많이 하세요"와 같이 기원을 담은 인사말이 좋다.

축하와 위로의 인사말

    어른의 생일일 경우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상대에 따라 "생일 축하하네", "생일 축하해"와 같이 쓰면 된다. 환갑이나 고희 등의 잔치에서는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된다. "오래 사십시오"나 "만수무강하십시오" 등과 같은 인사말은 내가 벌써 그렇게 늙었나 하는 서글픔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또 "건강하십시오"는 형용사를 명령형으로 만든 것이어서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을 뿐더러 명령형이어서 옳은 말이 아니다.
    집안 결혼식에 가서 결혼하는 사람에게도 "축하합니다" 등으로 말하면 된다. 입학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라면 "합격을 축하합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무난하다.
    문병을 가게 될 경우에는 "좀 어떠십니까?", "얼마나 고생이 되십니까?" 등으로 인사하고, 불의의 사고일 때는 "불행중 다행입니다"와 같이 말할 수 있다. 물론 상대에 따라 "좀 어떻니?", "얼마나 고생이 되니?"처럼 말할 수 있다. 문병 때는 어느 경우에나 털고 일어나리라는 희망을 가져야 하므로 끝까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적인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밖에 환자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거나 물어 보는 것은 모두 예의에 어긋난다. 아픈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일 가운데 밝은 것으로 화제를 삼아 조용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문병을 마치고 나올 때는 "조리(조섭) 잘 하십시오", "속히 나으시기 바랍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 된다.

문상

    문상 가서 가장 예의에 맞는 인사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어떤 말도 상을 당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조의를 표하는 것이 된다.
    다만 굳이 인사말을 해야 한다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슬프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등과 같이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아버지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대고(大故) 말씀 무어라 여쭈오리까?", 어머니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상사 말씀 무어라 여쭈오리까?", 남편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천붕지통(天崩之痛)이 오죽하시겠습니까?", 아내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고분지통(叩盆之痛)이 ", 형제 상을 당한 사람에게 "할반지통(割半之痛) " 하기도 하였고, 또 자녀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참척(慘慽)을 당하시어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하기도 했으나 오늘날 굳이 복잡하게 이런 어려운 말로 따로따로 인사말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부모 상의 경우에만 전통적인 인사말인 "얼마나 망극(罔極)하십니까?"를 나이 등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쓸 수 있다.

봉투 및 단자의 인사말

    회갑 잔치 등에서 축의금을 낼 경우 봉투의 앞면에 '祝 壽宴(축 수연)', '祝 華婚(축 화혼)'과 같이 쓰고 뒷면에 이름을 쓴다. 한글로 써도 무방하며 가로쓰기를 할 수도 있다. 종종 환갑 이상의 생일 잔치에는 봉투 인사말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 고민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수연'이라고 하면 된다. '壽宴(또는 壽筵)'은 회갑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생일 잔치에 두루 쓸 수 있는 말이다. 물론 생일에 따라 '祝 還甲(축 환갑), 祝 回甲(축 회갑), 祝 華甲(축 화갑, 이상 61세), 祝 古稀宴(축 고희연), 祝 稀宴(축 희연, 이상 70세), 祝 喜壽宴(축 희수연, 77세), 祝 米壽宴(축 미수연, 88세), 祝 白壽宴(축 백수연, 99세)' 등을 쓸 수도 있다. 한편 단자는 반드시 넣는 것이 예의이다. 단자에는 봉투의 인사말을 써도 되고 '수연을(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문장으로 인사말을 써도 된다. 그리고 '금 OOOOO 원'처럼 물목을 적은 다음 날짜와 이름을 쓴다.
    결혼식에는 '祝 婚姻(축 혼인), 祝 結婚(축 결혼), 祝 華婚(축 화혼), 祝儀(축의), 賀儀(하의)' 등을 인사말로 쓸 수 있다.
    문상의 경우 봉투의 인사말은 '賻儀(부의), 謹弔(근조)' 등을 쓴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문장 형식의 인사말은 단자에는 써도 봉투에는 쓰지 않는다. 생일, 결혼, 문상 등 정형화된 단어의 인사말이 있는 경우 문장으로는 봉투의 인사말을 쓰지 않는 것이다. 한편 소상(小祥)이나 대상(大祥)의 경우 부조를 하게 되면 봉투에 '奠儀(전의)' 또는 '香燭代(향촉대)'라고 쓴다.
    한편 정년 퇴임의 경우 봉투나 단자의 인사말로 '謹祝(근축), 頌功(송공), (그동안의) 공적을 기립니다'처럼 쓸 수 있다. 병문안의 위로금을 건넬 경우에는 '祈 快癒(기 쾌유), (조속한) 쾌유를 바랍니다'로 쓴다. 정년 퇴임이나 병문안의 경우처럼 단어의 인사말이 그리 보편화되지 못한 경우 봉투에도 문장의 인사말을 쓸 수 있다. 출판 기념회 등 마땅한 인사말이 없을 경우 이와 같이 상황에 맞게 적절한 인사말을 쓰면 될 것이다.

출처 : 안씨아줌마
글쓴이 : 다은이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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