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의 사랑 / 산과물
물고기를 좋아한다고
낚시를 하지만
정작 걸리는 물고기는
빠져나가려고
진절머리를 치는데
낚시는 손맛이라고
잡힌 물고기는
미늘에 끼어
입이 너덜대는데
그것이 사랑이라고
낚시바늘을 빼어
다시 놓아 보낸다.
우리들의 사랑법도
강태공의 낚시질처럼
미끼로 유혹해서
걸려들면
바늘이 빠지거나
줄이 끊어질까
밀당하기 일쑤다.
물고기를 사랑한다면
헤엄치고 잠수하며
물고기와 놀면 될 것을
물속과 물밖의
단절된 세상에서
나한테만 유리한 세상으로
상대를 끌어내려 하니
우리는 죽는 날까지
흙바닥에 내동댕이 친
물고기처럼 파닥거리지만
흙고물만 더 두터워진다.
2019. 0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