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어린 영정 앞에서

산과 물 2017. 3. 18. 10:37

어린 영정 앞에서 / 산과물

 

육체의 아픔도

영혼의 아픔도 없는

성모 마리아 품에서

 

젖먹이 아이처럼

마냥 행복하다 지칠 때

그리움이 사무치면

다시 찾아 오거라.

 

살아서 그 누구에게도

고통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외롭게 싸워왔을

슬프고도 어린 영혼아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사월의 목련꽃도 보고

오월의 붉은 장미도

함께 볼 수 있었을 텐데

 

죽음으로 선택한 길

원 없이 즐기다가

다시 부모형제와의 인연

더 좋은 만남으로

홀가분히 돌아 오거라.

 

가족들의 슬픈 목소리

뒤로 외면한 채

숨 가쁘게 뛰어가는

안타까운 어린 영혼

나의 제자여!


2017.03.16

 

*********************

아직 피지 못한 꽃이

시들지 않고 떨어졌다.

 

이 글은 고 최용준 학생과

그 가족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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