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날의 울엄마 / 산과물
울엄마의 반찬은 생선 대가리
몸통은 맛없다고 자식들만 줘
울엄마는 평생 혼자 밥 드셔
자식들은 더운 밥 당신은 찬밥
울엄마 택시 타면 멀미난다고
무거운 짐 들고도 버스만 타셔
아버지가 반지를 사준다 해도
손마디 두터워 안 어울린다고
자식들 화장품 사드린다 해도
땅강아지가 무슨 화장이냐고
겨울 가죽장갑 사드리려 해도
목장갑이 편하고 따뜻하다고
울엄마는 종교가 너무도 많아
자식들 따라서 절 교회 성당
울엄마는 아파도 울지 않으셔
장롱 속 파스와 진통젠 뭐지
자식들 배부르면 행복하다고
자식들 안 아프면 행복하다고
자식들만 잘되면 행복하다고
엄마에게 당신은 하나도 없어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