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가난한 날의 울엄마

산과 물 2015. 11. 19. 18:02

가난한 날의 울엄마 / 산과물

 

울엄마의 반찬은 생선 대가리

몸통은 맛없다고 자식들만 줘

 

울엄마는 평생 혼자 밥 드셔

자식들은 더운 밥 당신은 찬밥

 

울엄마 택시 타면 멀미난다고

무거운 짐 들고도 버스만 타셔

 

아버지가 반지를 사준다 해도

손마디 두터워 안 어울린다고

 

자식들 화장품 사드린다 해도

땅강아지가 무슨 화장이냐고

 

겨울 가죽장갑 사드리려 해도

목장갑이 편하고 따뜻하다고

 

울엄마는 종교가 너무도 많아

자식들 따라서 절 교회 성당

 

울엄마는 아파도 울지 않으셔

장롱 속 파스와 진통젠 뭐지

 

자식들 배부르면 행복하다고

자식들 안 아프면 행복하다고

 

자식들만 잘되면 행복하다고

엄마에게 당신은 하나도 없어

 

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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