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사람 / 산과물
이른 아침에
남보다 먼저 일어나
마당을 쓰는 사람
흔들리는 꽃을 보며
쪼그리고 앉아
속삭일 줄 아는 사람
비에 젖으면서도
좁은 우산을
나눌 줄 아는 사람
밤하늘 달빛을 보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
영웅 위인전을 읽고
의로운 행동에
두 주먹 쥐는 사람
때로는 남들이 꺼리는
힘들고 어려운 일에
스스로 나서는 사람
오지랖 넓을지라도
나는 그런 바보가
바보가 아니라 더 좋다.
눈이 내리는 날
오늘은 나도
그런 바보가 되고 싶다.
2022.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