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因緣(인연)

산과 물 2021. 9. 17. 16:43

因緣(인연) / 산과물

 

인연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비단 피륙을 짜는 것이다.

 

너무 가늘어 보이지 않는

나의 씨줄들과

너의 날줄들이 엮어내는

아름다운 펄럭임이다.

 

수많은 사람과 어울려도

인연이 되는 사람이 있고

인연의 끈이 잘리는

사람이 있으니

 

인연이란

작은 부담들이 어울려

함께 꼬아 만든 동아줄이다.

 

서로에게 부담을 준다고

회피하는 순간들이

인연의 절연체가 되니

 

너의 과 나의 이 얽혀

무색의 비단 천에

맛깔난 문양을 수놓아 보자.

 

우리가 만든 작은 순간들이

추억이 되는 것처럼

 

인연은 추억을 만들고

추억은 운명을 만들며

운명은 숙명을 만드나니

 

모두 처음 시작은

거미줄처럼 가는 줄에서

시작하였으리

 

2021. 0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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