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더 바라우 / 산과물
바라우
고놈 참 실하다.
예전 같으면
토끼멕이 소꼴로
벌써 베어졌을텐데
사료 때문에
너도 버림 받으니
그렇게 무성할 수 있구나?
애지중지 기르는
고추묘는 죽어가는데
바라지도 않은
바라우는
저리 쑥쑥 자라는가?
가난한 날
공부 잘했던 친구들은
부모님 한풀이로
하기 싫은 공부
죽을 똥 싸며
비리비리 공부했는데
바랭이처럼 자란 친구들
버림받았기에
자신이 하고픈 일하며
더 건강하게 자랐으니
바라지도 않던 바라우
빌어먹어도 죽지 않는
네 생명력이 부럽구나.
2020. 07. 29.
**바라우 : 바랭이의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