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꽃을 보며

산과 물 2006. 3. 23. 15:28

 

꽃을 보며


                                               한관흠


삶의 무게만큼 고개숙여

지친 눈으로

조용히 너를 바라본다.


무심코 툭 건드려

그윽한 향기에

감각이 마비되어 선


수줍어 감춘

너의 모습 한겹 한겹

벗기어 낼 때마다


감추어진 내 모습

너무나 부끄러워

나는 온 몸을 떨고 있다.

 

지금 나는

벗겨진 네 알몸 위에

고요히 눈물 드리워

꽃잎처럼 이슬 맺는다.


2006년 3월 23일 나무의날 점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