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사하라에서

산과 물 2024. 11. 16. 21:00

사하라에서 / 산과물

문명 속에 지친 낙타는 떠나고
덜컹대는 사륜구동 지프는
흙먼지 일으키며 광야를 달려

푼돈 몇푼에
고단한 삶을 접고
낙타를 잃은
배두인족 마을에 들려
의미없는 수다 속에
홍차를 마시고는

마른 모래 먼지에 쌓여
풀 한 포기 없는
이름 모를 구릉에 올라

모래 언덕 위에
가벼워진 배낭을 베고
땅거미 내린 하늘을 본다.

밤 깊을수록 찬란한 별빛
장대로 툭툭 치면
홍시처럼
떨어질 듯한 별들의 향연

숨은 별자리를 찾다가
잃어버린 동심
가난해서 더욱 빛나는
어린 시절 그 여린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