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강가에서

산과 물 2023. 12. 20. 11:21

강가에서 / 산과물

 

갈대 홀씨

겨울바람에 떨어져

나갈 즈음

 

옷깃 파고드는

남한강 바람

등골 소름보다

뼈가 시린데

 

출렁이는 남한강

물살 위에

의연한 철새들

 

검은 옷 물닭과

새들의 여왕

흰색 큰 고니들

 

강물에 비친

하늘을 뒤덮은

가창오리 떼

 

너구리의

의뭉한 몸짓에

시끌벅적 이륙하는

새 떼를 보며

 

겨울 길목에서

움츠러든 마음

찬 물살을 가르며

난 하늘을 난다.

 

2023.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