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그 사람

산과 물 2023. 6. 28. 13:18

그 사람 / 산과물

 

버거웠던 내 껍질

다 벗겨 내도

허름한 내 존재를

소중히 여겨 줄

 

그 사람만 있다면

 

깊은 계곡 속

오두막에서

돗자리에 누워

은하수 보다 잠들고

 

나뭇잎 사이 비추는

아침 햇살로

목욕하는 시냇물 따라

춤추는 나비처럼

 

이름 모를

들꽃 향기에 취해

내 삶을

다 보낸다 해도

 

그 사람

내 곁에 있다면

 

회색 도시

높은 빌딩이나

화려한 네온사인도

부럽지 않으리

 

그 사람

내 곁에 있다면

 

2023. 0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