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야생화 默言

산과 물 2023. 6. 2. 09:58

야생화 默言 / 산과물

 

나는 별빛 달빛 좋아하는

야생화입니다.

 

당신이 나를 보고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엔

저 또한 설렜답니다.

 

저를 바라보며

입 벌린 그대의 눈빛은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다고

당신의 화단에 옮겨진다면

시름시름 앓는 모습에

그대 미소 잃을까 두렵네요.

 

나와 친구들은

지금 이곳이 좋아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으니

 

아름다운 그대여

내 미소와 향기 나누시려면

날 이곳에 놓아두시어요.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 존재가 의미 있기에

나 역시 그대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2023. 06.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