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축사
졸업식 축사
죽전고 366명 학생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도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와 싸워 꿋꿋이 견뎌내고 이겨내어
마침내 오늘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죽전고에서의 추억
통제된 상황에서의 불편한 교육활동으로
마음껏 다양한 교육활동을 경험하지 못한 채
여러분을 사회로 보내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또한 3년간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가정에서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졸업생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작년에 우리 죽전고에 코로나19에 5차에 걸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5차례 전수검사를 받았지만
교내 감염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일입니다.
그것은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합심하여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였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집단 구성원을 생각하지 않고
나 하나만을 위해 학습할 권리를 주장했다면
집단 감염도 가능했겠지만
우리 죽전고 교육공동체는
모두의 이해와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졸업생들을 위해
고군분투하신 1, 2학년때 가르치신 선생님과
마지막 고3 담임 선생님을 비롯한 교과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면 수업이 일반화된 선생님들께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위해 헌신하신
여러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졸업생 여러분들이
언제 어디를 가시더라도 행복한 삶의 주체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3가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인식의 주체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누군가 나를 알아주기 바라지 말고,
스스로 노력하여 모두가 인정하도록 인식의 주체로서 살아가기 바랍니다.
어떤 학생은 한 달이 넘도록 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고 불평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반문해 봅니다.
학생은 스스로 인식의 주체로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처럼
꽃은 누군가 아름답다고 말할 때, 의미있는 존재로서 꽃이 되지만
염소가 지나가다가 뜯어먹으면 풀일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선한 의지를 갖고 선한 행동을 베풀며
주변을 향기롭게 만들기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패하게 되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그들만의 삶의 패턴이 있습니다.
절대로 남을 원망하거나 탓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반성하고 개선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탓하는 사람들은
어려서는 부모님 탓, 학교에서는 선생님 탓, 동료간에는 친구들 탓을 하며
성장하다 보니 자신의 잘못을 고칠 시간에 타인만 탓하며
자신이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다 보니
어른이 되어 직장에 가면 동료나 선배탓
결혼해서는 배우자나 배우자의 부모탓에 빠지다 보니
불행한 삶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대학에 가서도 교수님이 알아주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도교수님과 상담하실 때, 교수님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이 한 마디면 여러분의 아르바이트 자리나 취업 자리는 1순위가 될 것입니다.
둘째,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인사하시기 바랍니다.
인사야말로 가장 소중한 관계 자산입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누군가 나에게 따뜻하게 인사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전 누군가 저에게 마음을 담아 따뜻하게 인사한다면
그 대상이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그 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함과 고마움이 들어서 그 분들을 보게 되면
제가 먼저 따뜻하게 인사를 드리게 되고
그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사를 하는 것은 먼저 보는 사람이 눈을 마주보며
예의를 갖춰 인사했을 때, 효과는 백배입니다.
얼굴을 보지도 않고 인사하거나 악수하면서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것은
차라리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인정받고 싶어하는데
나와 인사하며 쳐다보지 않고 대답한다든지 악수하며 다른 사람을 쳐다본다면
우리는 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사람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특히 같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싫은 사람이나 미운 사람이 있으면 모두가 불행해 집니다.
일이 힘들면 함께할 수 있지만 사람이 싫으면 함께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근본에 대한 사랑입니다.
육체의 근본은 부모님이시고, 지식의 근본은 선생님이시며,
또한 여러분의 모교는 죽전고이며, 여러분의 모국은 대한민국입니다.
죽전고는 여러분의 모교이자 지역사회의 학교입니다.
죽전고 동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죽전고인으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여러분이 성공했을 때 지역사회와 함께 죽전고 후배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기 바랍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신 학부모님들께
학생들과 묻고 대답하며 함께 길을 찾고 함께 성장하신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리며 졸업식 축사를 갈음합니다.
2021. 01. 05
죽전고등학교 교장 한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