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自然人(자연인)

산과 물 2021. 8. 30. 14:41

自然人(자연인) / 산과물

 

삶에 지쳐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다면

영혼이 숨쉬는 산으로 가자.

 

그곳에 삽 한 자루로

지을 수 있는 나의 움막과

호미 한 자루로

가꿀 수 있는 텃밭

그리고 숲속 놀이터에서

숨소리 거친 하루를 살자.

 

인간에게 상처받은 영혼

인간으로 치유되리라는

헛된 생각 버리고

죽는 날까지

함께할 대상을 만들자.

 

함께 밥 먹고

함께 산책하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이라면

동물이면 어떻고

말 없는 초목이면 어떠하며

흐르는 물인들 어떠하리

 

여생을 독방에서

()을 삭이며 썩어가는

죄수도 있거늘

 

하늘 땅 사이

바람과 구름처럼

자유롭게 살다가

하늘 우러르며 눈 감으면

이보다 더 행복한

백골이 또 어디 있으랴?

 

2021. 0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