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어버이꽃

산과 물 2021. 5. 10. 09:48

어버이꽃 / 산과물

 

라일락 향기

정원을 떠날 즈음

 

꾀꼬리 울음소리

오월 들녁

산들바람에 퍼지는

아카시아향

 

가난한 날들

엄마 아빠는

새벽부터

품앗이 나가시고

 

빡빡머리 하굣길에

배고픔 달래 주려

주렁주렁 달린

어버이의 마음꽃

 

어린 애 닿는 곳엔

꽃 한 송이 남지 않아

 

끄나풀에 돌 묶어

높은 가지에 던져

댕겨서 따먹던 꽃

 

가지 걸린 돌 풀려

때로는 내 머리에 맞아

골 때려서 더 하얀 꽃

 

가난의 가시들로

상처입은 그날들이

 

배고픔을 모르는

중년의 나이에

 

아카시아 향기처럼

가난해서 정겨운

그리운 그 추억들

 

2021. 0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