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나뭇꾼과 선녀

산과 물 2021. 2. 13. 05:29
나뭇꾼과 선녀 / 산과물

어린 시절
예쁜 비둘기를 갖고파
비둘기 날개깃을 잘랐는데

영혼을 잃은 비둘기는
뚱뚱한 닭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하늘을 나는
파랑새를 붙잡아

날아가지 못하게
또 날개깃을 잘랐다.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고
선녀처럼 날지 못한다고

애궂은 사슴을 원망하는
나무꾼의 딜레마처럼

그동안 나는
미련한 나뭇꾼으로 살았나보다.

2021. 0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