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자세
공무원의 자세 / 산과물
과거 우리들의 부모님은 자녀에게 나랏일이 있으면 사사로움이 없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즉 滅私奉公의 자세로 공무에 임하라는 말이다.
이는 조선시대 사대부나 배운 사람뿐만 아니라 백성들이라면 누구나 실천해야할 덕목이다.
대표적인 예로 구한말 일인이 놀란 것은 임금이 항복을 해도 백성들이 그 부당함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섬나라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이상한 일이다. 자신들의 관행이나 정서상으로는 왕이나 장수가 항복하면 부하들이 모두 항복해야 하는데, 심지어 사대부들의 지배를 받던 평민과 천민들조차 의병을 일으켜 싸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公보다는 私를 우선시한다.
이는 그들의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내 자식에게 위해가 되거나 손해가 된다면 "그까짓 거 때려쳐"라고 말한다. 滅私奉公의 자세가 아닌 滅公奉私의 자세를 앞세운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신채호 선생, 안중근 의사, 유관순 누나 등등…. 세대가 바뀌어도 그들을 존경하는 것은 公을 위해 私를 희생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 공무원들이 본받아야 한다. 이는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과도 같은 것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공무원이라면 적어도 公을 우선시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공무원의 직권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그들의 권위는 주어진 일의 전문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신분으로서 국민을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변화하는 사회에서 지속적인 연구연찬을 해야 전문성이 생기는 것이다.
최고 경영자도 독불장군이 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가장 불쌍한 최고경영자는 주변에 직언을 하는 참모가 없는 사람이다. 자신의 주장이 강하거나 직언하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면 주변에는 참모들이 없고 아첨꾼만 늘어나게 마련이다.
참모들은 최고경영자의 철학을 받들어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직위를 남용하여 학연 지연 등으로 자신의 세를 확장시키려는 사람은 국민과 최고경영자를 기만한 사람이다.
직위가 높아질수록 국민 앞에 더욱 겸손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무원의 행복은 타인에게 봉사하는 보람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검은 양복을 입고 정부미나 축내는 것은 쌀벌레인 바구미와 다를 바 없다. 공무원인지 바구미인지의 구분은 현직에 있을 때는 공무감사가 판단해 주지만 퇴임한 후에는 찾는 후배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직에서의 관계는 그 사람의 人德보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권력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퇴임후 권력을 상실하니 이빨 빠진 호랑이요, 외로운 허수아비일 뿐인데 누가 진심으로 따르겠는가?
나는 공무원인가? 바구미인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사사로운 이익을 앞세운다면 그건 공무원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국민의 혈세를 녹봉으로 받는 공무원들은 경력이 있으니 당연히 호봉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한 일이 공무원으로서 떳떳한가? 국민의 세금을 받아도 부끄럽지 아니한가? 스스로 반성하며 근무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시의원들도 공무를 수행하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또는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위를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사사로이 쓰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하고, 국민들의 혈세가 올바로 쓰이는지 엄정한 잣대로 감사를 진행하여 공무원들이 더욱 청렴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교사도 교육공무원이다. 방학때 41조 재택연수를 쓰는 것도 학교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방학의 특성상 학생들이 학교에 없기 때문에 집에서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노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야 할 것이다.
滅私奉公 노블리스 오블리제
요즘 젊은 세대들의 용어인 워라밸, 욜로(YOLO), 소확행이란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적어도 공무원이라면 타인을 위해 나의 봉사와 희생을 가치 있게 여겨야할 것이다.
2018. 0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