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명상2
산과 물
2019. 1. 10. 10:32
명상 2 / 산과물
망설이지 마라
모두 때가 있음이라
어두운 밤이 지나면
붉은 태양 솟아오르듯
망설이지 마라
함께 만든 사랑도
한낮의 눈사람과 같고
함께 쌓은 인연도
바닷가 모래성과 같으니
영원하다 믿었던 것도
억겁의 찰나일 뿐
무엇이든 왔다가 간다고
서운해 하지 마라.
나뭇잎도 일 년에 한 번
나무와 인연을 맺고
떨어져 나가야
단단하게 크는 것처럼
무의미한 이별은 없다.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성장이 일어나니
이별을 두려워 마라.
이별한다고 슬퍼하지도
새롭게 만난다고
또한 기뻐하지도 마라.
시냇물이 흘러가야
물고기가 살고
바람이 지나가야
시원함을 느끼듯이
자연에 순응하라.
흐르는 물이
물고기가 좋다고
머무는 순간 물은 썩고
물이 썩어 갈수록
물고기는 죽는다.
바람이 머무는 순간
따뜻할지는 몰라도
온 우주가 정지하나니
그 순간이 적멸이니라.
부모자식의 인연도
형제자매의 인연도
부부지간의 인연도
모두 지나감에 있나니
그 위대한 지나감을
슬퍼하지 말며
지나간 것을
아쉬워하지 말지어다.
2018. 0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