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그 때가 좋았다.

산과 물 2018. 8. 6. 14:14

그 때가 좋았다 / 산과물

 

먹거리 부족하여

산과 들을 헤매던

늘 배고프던

그 때가 좋았다.

 

어쩌다

먹을 것이 생겨도

동생들과 함께 먹으려고

꼭 끼어 안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 때가 좋았다.

 

새벽잠을 설치며

얼음물에 쌀 씻으며

가마솥에 쌀 안치고

아궁이에 쪼그려

매운 연기에

눈물로 지은 밥을

먹어봐야

 

육중한 가마솥 뚜껑

밀치고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뜨거운 눈물

직접 느낄 수 있어

그 때가 정말 좋았다.

 

지금처럼 편한 세상에서는

말로만 전해지는 추억

 

가난이 아니고는

어느 누구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그 때가 난 정말 그립다.

 

2018. 08. 06.